최종 개표시간 길어져 미 전역 혼란 예상
트럼프 지지자들 고속도로 점거 등 과격 행보
워싱턴·뉴욕 매장들 폭동 대비 외벽 작업...총기 구입도 사상 최대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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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 투개표 일을 앞두고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막판 표몰이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두 후보 지지자의 충돌 또는 혼란을 틈탄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일 ‘조기 승리(premature victory)’ 선언 전략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압승하지 않는 이상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우편투표로 개표 늦어져 충돌 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유세 현장에서 “미국에서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개표 결과까지) 수 주간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동안 매우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사전투표가 사상 최대 규모이고 우편투표 방식으로 대선 직후 승자를 바로 확정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진다면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일 당일 개표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면 3일 밤 승리를 선언하는 계획을 측근들과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지층이 결과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 우편투표에 몰린 점을 고려해 결과 확인 전에 승리를 선언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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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행보는 큰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공포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시민들은 패배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폭력 시위에 가담하고, 결국 폭동과 약탈로 번지는 최악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대선 직후 항의 시위가 확대되면서 내전으로 벌질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우편투표는 31일 오후 11시 기준 5808만 표로 집계되고 있으며, 2016년 대선과 비교해 총 투표 수의 40%에 달한다. 특히 올해 대선에선 3일 이전 소인이 찍혀 있는 경우 대선 후 도착하는 우편투표까지 인정하는 주가 22개주에 이른다. 

뉴욕타임스(NYT)는 “누가 이기냐에 상관없이 대선 결과가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지난 몇 달 동안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로이터통신과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41%와 바이든 후보 지지자 43%가 ‘상대 후보 승리에 승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트럼프 지지자 차량 수백대 시위 행동

이미 불안 징후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일에는 트럼프 지지자 차량 행렬이 뉴욕 다리를 일시 봉쇄하는 등의 혼란이 발생했다.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뉴저지, 뉴욕 등의 고속도로에서 1일 수백 대의 차량 행렬이 감속 운전 및 일시 정지를 반복하면서 시위 행동을 벌여 주변에 큰 정체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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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의 이러한 활동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텍사스 고속도로에서는 10월 30일 바이든 진영 유세버스를 100대에 가까운 트럼프 지지자 차량 행렬이 추적 끝에 포위하면서 위협,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의 위험 행동을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행보를 보인다는 점이다. 그는 지지자들이 민주당 유세버스를 위협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나는 텍사스를 사랑한다"고 언급했다.

◆ 폭동 우려에 상점 봉쇄·총기 구매 급증

수도 워싱턴과 뉴욕 등은 파손 및 약탈을 우려한 상점이 투개표 당일 사태에 대비해 판자로 문을 봉쇄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 측도 약탈 등 만일의 사태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스 경찰은 대선 당일부터 4일까지 명품매장 중심  쇼핑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를 봉쇄할 방침이다. 

뉴욕타임즈(NYT)는 미국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이 일부 지점의 출입문과 창문을 막고, 보안요원들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데일리메일 

한편,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콜로라도주 등에는 대규모 폭동 사태에 우려해 사설 대피소까지 등장했다. 긴장감을 체감하는 시민들의 총기 구매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3~9월 총기 판매량은1510만 개로 전년 대비 91%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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