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Energy Vault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태양광 발전 비용은 2030년대 이후 화석 연료 발전소 가동 비용보다 저렴해질 것이며, 태양광 발전에 의한 전력 공급량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안정적 발전이 어려운 태양광 발전 보급으로 양수 발전(Pumped-storage hydroelectricity)과 같은 잉여 전력을 저장하는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전기전자학회 (IEEE) 학회지 'IEEE 스펙트럼(IEEE Spectrum)'이 비교적 저비용의 새로운 에너지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는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 스위스 '에너지 볼트'

스위스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에너지 볼트(Energy Vault)가 상업용 테스트를 시작한 'CDU Arbedo Castione'는 높이 110m 타워에 설치된 6개의 크레인으로, 무게 35톤의 콘크리트 블록을 상하로 움직여 최대 80MW·h(메가와트시)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콘크리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콘크리트 배터리'라고도 한다. 

에너지 볼트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로버트 피코니는 "재활용 비용이 높은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우리는 폐기된 콘크리트를 재활용하고 있다"며 "콘크리트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같은 양의 에너지를 절반의 비용으로 저장할 수 있다. 또 리튬 이온 배터리는 교환이 필요하지만, 콘크리트 배터리는 교체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볼트는 2019년 1억 1000만달러(약 1195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며, 2021년에는 콘크리트 배터리 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콘크리트 배터리 모습은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스코틀랜드 '그라비트리시티 볼트'

스코틀랜드 스타트업인 그라비트리시티(Gravitricity)도 실용 단계에 가까운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그라비트리시티가 개발한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폐기된 깊이 1km의 입갱(vertical shaft)을 이용해 무게 500~5000톤의 추로 에너지를 입출력한다. 

프로젝트 개발 매니저인 크리스 얀델에 따르면, 그라비트리시티의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하나의 추를 이용해 에너지를 관리함으로써 필요한 전력을 신속하게 입출력할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Gravitricity

그라비트리시티의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2021년 스코틀랜드에서 시험 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며, 얀델 매니저는 "신호를 받은 후 1초 이내에 에너지를 입출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 미국 '그라비티 파워'

미국 업체인 그라비티 파워(Gravity Power)는 지하에 대량의 물을 저장해 그 물로 거대한 피스톤을 상하로 움직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6.4GW·h(기가와트시)의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무게 800만 톤 이상의 피스톤이 필요하다. 그라비티 파워의 설립자인 짐 휘스케는 "현대 기술로 800만톤의 피스톤을 충분히 제조할 수 있다"고 말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Gravity Power

마지막으로 IEEE 스펙트럼은 "이러한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이용한 시스템에 비해 경제적이지만, 여전히 고액의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할 때 이러한 시스템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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