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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각지의 축구장에서 무관중 시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에서 발생한 감정적 논쟁과 심판에 대한 항의 횟수를 조사한 연구에서 "관중이 없는 경기에서는 경기 도중 축구선수와 관계자들 사이의 충돌이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코로나19 대책으로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무관중 경기가 다수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학 심리학자인 마이클 라이트너(Michael Leitner)는 "관객이 없는 경기 이른바 '고스트 게임'이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람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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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FC 레드불 잘츠부르크(RBS)의 경기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실시하기로 했다.

연구에는 관객이 있는 상태로 개최된 2018~2019년 시즌 플레이 10경기와 고스트 게임으로 진행된 2019~2020년 플레이 10경기, 총 20경기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라이트너 교수는 총 20경기 플레이 영상을 '축구의 감정행동분석시스템(ASEB-F)'으로 분석해, 경기 중 선수와 심판 사이에 벌어진 논쟁 등 감정적인 행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관객이 없는 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나 심판에 대한 감정적 행동이 관객이 있는 경기보다 19.5 % 적게 나타났다. 또 선수뿐 아니라 심판도 감정적인 상황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횟수가 14.2% 감소했다.

감정적 행동의 횟수뿐만 아니라 시간도 짧아졌다. 관객이 있는 경기에서는 선수·심판·스탭이 감정적 행동에 관여한 시간은 총 41분 42초였지만, 고스트 게임은 총 27분 9초로 감소했다. 

이 결과에 대해 라이트너 교수는 "관중의 반응이라는 외부 요인이 사라져, 선수 및 스탭은 수시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또 말다툼이 4.7% 감소했으며, 다른 선수 및 심판과의 소란으로 번지는 경우도 5.1%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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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 따르면 관객 유무가 경기 내용과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 공동저자인 파비오 릭란(Fabio Richlan) 박사는 "RBS는 2018~2019년 시즌에는 10경기에서 28골을 기록한 반면, 2019~2020년 시즌에는 36점으로 전체적으로 6.1%(8점) 증가했다. 이 경향은 두 시즌 동안 열린 챔피언십 전체 120경기에도 나타난다. 총 95점의 골을 기록한 이전 결과에 비해 고스트 게임으로 진행된 경기에서는 20% 많은 총 114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 데이터는 하나의 축구 클럽 경기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연구의 보편성을 확인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관중의 부재는 선수·스탭·심판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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