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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일리노이 주의회 현직 의원이 폭력적인 비디오게임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게임 폭력성에 대한 규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최근 차량 도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법안 입안자는 "폭력적인 게임은 치안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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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제출된 법안은 2012년 성립된 폭력적 게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전연령 판매 금지와 함께 폭력적 비디오 게임에 대한 정의 변경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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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을 제출한 마커스 C. 에반스 주니어 의원은 "이 법안은 사회가 고통받는 행동을 부추기는 게임의 판매를 금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심리적·신체적 위해를 끼치는 대표적 행위로 운전자나 승객이 있는 차량을 강탈하는 행위를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일리노이주 최대 도시 시카고는 2021년 1월에만 218건의 차량 탈취(Car-Jacking) 범죄가 발생했다. GTA5 등의 폭력적 게임이 이러한 범죄 증가로 연결되고 있어 폭력적인 게임 판매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에반스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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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에반스 의원은 게임 내용이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번 법안 상정 외에도 미국 내에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 및 통제 움직임은 몇 차례 존재했다. 

오랜 논의를 거쳐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1년 폭력적인 게임 내에 폭력적 장면 및 요소가 포함되어있어라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다고 밝히며, "부모의 동의없이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의 2005년 법안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위헌"이라고 결론내렸다.

당시 판결은 브라운 사건(Brown vs. Entertainment Merchants Association)으로 불리며, 이번 경우처럼 게임의 폭력성과 실제 폭력이 연결되어 언급될 때 반박 근거의 하나로 활용된다. 

브라운 사건 관련 미 대법원 판결 내용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theverge.com(2011년 6월 기사)

미국심리학회는 2020년 "폭력과 폭력적인 게임의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다른 요인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는 주장이다. 폭력적인 게임을 현실의 폭력과 묶는 것은 실수"라고 경고했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23일 성명문을 통해 "시카고에서 벌어지는 차량 탈취와 관련된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게임과 폭력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근거는 없다. 추측만으로 비디오게임을 비난하기보다 사건의 실제 요인을 분석하는 과정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게임 관련 미디어 폴리곤(Polygon)은 "미 대법원이 2011년 게임 판매를 금지하는 법률은 언론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된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점에서, 일리노이 주의회에 제출된 법안을 상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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