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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일반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산모를 통해 자궁 내 태아로 전염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영국왕립산부인과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BJOG(The British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에 게재된 증례 보고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산모에서 태아로의 바이러스 전파가 확인됐으며, 출산 직후 아기 체내의 바이러스 변이도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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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례 보고에 따르면, 스웨덴에 사는 27세 여성은 임신 34주째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여성은 잠시 자택에서 머물렀으나, 3일간 발열·태아 움직임 감소·급격한 복통 등의 증상으로 스웨덴 남부 말뫼시에 있는 스코네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스코네 대학병원 의사는 태아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낮아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왕절개로 아기를 출산시켰다. 출산 직후 혈액 검사로 아기의 혈중 산소 농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고, 면봉으로 목에서 채취한 샘플을 검사한 결과, 산모와 아기가 같은 유전자 배열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기의 목에서 샘플을 채취한 시점에서는 제왕절개 직후 산모 및 다른 가족과 접촉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기가 자궁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태아에게 혈액과 영양분을 운반하는 태반에서 광범위한 염증도 확인됐다. 태반의 절반가량이 염증에 의해 손상되어 있었으며, 산모와 태아 태반 양측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이 나왔다.

스코네 대학병원 의사들은 출산 며칠 후에 다시 아기 체내에서 샘플을 채취해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샘플에 포함된 코로나바이러스 일부는 유전자 서열에 변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태아 모체에서 태아로 감염된 드문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변이까지 확인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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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변이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 변이는 출산 후 불과 며칠 만에 일어났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아기가 출산으로 자궁 밖 외부환경과 접촉함으로써 유전자 변이가 자극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제왕절개 이후 산모는 코로나19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아기는 임신 34주차 조산으로 신생아 케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기는 체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항체를 생성했으며, 출산 후 심각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앗다. 

세계에서 수천 명의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자궁 내 태아의 감염 사례는 드물다. 이는 태반이 태아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추정되고 있지만, 이번처럼 태반이 염증을 일으킨 경우, 태아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산소 농도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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