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신종명 기자] 우리나라가 생명과 에너지 분야의 기술력은 중국에 추월당하고, 우주와 해양 분야에 대한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0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는 ▲건설·교통 ▲재난 안전 ▲우주‧항공‧해양 ▲국방 ▲기계‧제조 ▲소재‧나노 ▲농림수산‧식품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환경‧기상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등 11개 분야로 구성됐다. 11개 분야는 120개 중점과학기술로 이뤄졌다.

평가방식은 미국의 기술을 100%로 지정하고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기술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평가결과 우리나라의 기술은 미국의 80.1% 수준으로 3.3년의 기술격차가 발생했다. 미국 대비 기술격차는 EU가 0.7년으로 가장 짧았고, 일본 2.0년, 중국 3.3년이다.

분야별로는 우리나라의 우주‧항공‧해양 기술력은 미국보다 평균 8.5년 늦은 반면, 생명과 에너지 분야는 중국에 추월당했다.

특히 중점기술로 보면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운용 기술은 미국보다 18년, 우주 탐사 및 활용 기술도 15년의 격차가 발생했다. 지속 가능한 해양공간 개발 기술격차는 4.5년으로 2018년(4년)보다 오히려 늘었다.

우주‧항공‧기술 분야의 기술격차가 크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의료보건, 에너지·자원 분야의 기술력은 중국에 역전당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생명·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3.1년으로 2018년(3.5년) 대비 0.4년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중국과 미국의 기술격차는 3.7년에서 3년으로 줄었다.

2018년 미국에 4년 뒤처진 에너지·자원 분야도 지난해 3.7년으로 0.3년 줄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의 에너지·자원의 미국과 기술격차는 3.9년에서 3.5년으로 0.4년 축소됐다.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년 전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향상되고 있으나, 최고 기술보유국 대비 기술격차가 존재하고 중국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과기부는 이번 기술수준평가결과를 과학기술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사업기획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각 부처와 연구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