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멸종 동물 개체수 최초 추정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지상 최대 포식자로 불리는 티라노사우루스는 중생대 백악기 말기에 북미 대륙을 중심으로 서식한 대형 육식 공룡이다.
새롭게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는 북미 서부에 어느 시점이든 약 2만 마리가 살았으며, 소행성 충돌로 멸종하기 전까지 존재한 약 250만 년 동안 총 25억 마리 이상이 서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미 캘리포니아대 고생물학박물관 등 공동연구팀이 진행한 것으로, 멸종한 동물의 개체수 추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공룡 화석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화석 연구만으로 종의 개체수를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몸의 크기가 큰 종일수록 개체군 밀도(population density)가 낮아진다"는 '다무스의 법칙'에 따라 티라노사우루스의 개체수를 예측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의 평균 체중은 약 5.2톤이다. 이 값을 다무스의 법칙에 적용하면 티라노사우르스 개체군 밀도는 40평방마일(약 103평방킬로미터)당 1마리로 산출된다. 서식지 추정 면적에 개체수 면적을 곱하면 티라노사우루스가 한세대(19년)에 최대 2만 마리 정도가 존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티라노사우루스가 존재한 250만 년 사이에 약 12만 7000세대가 이어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구상에는 총 25억 마리 이상의 티라노사우루스가 서식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헀다.
연구팀을 이끈 캘리포니아대학 고생물학 박물관의 찰스 마샬 박사는 "이는 정량적 추정으로 불확실한 부분이 있어 오차 범위가 크다"고 지적하며 "개체수 25억 마리는 우리의 예상치다. 95% 신뢰 범위에서는 최소 1억 4000만 마리, 최대 420억 마리 범위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생존 기간이 짧고 극히 일부 지역에만 서식한 종의 수도 추정이 가능하다"며 이 산출 방법이 화석 발굴만으로는 간과되기 쉬운 부분을 보완해 멸종한 종의 개체수 추정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골격 화석은 100개 미만에 불과하다. 마샬 박사는 "티라노사우루스 8000만 마리 중에 한 마리꼴로 화석으로 남는 셈"이라며 화석으로 남겨진 동물은 극히 드문 사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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