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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예전에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아름다운 별들을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가정·회사·공장·가로등 등의 빛 공해로 육안으로 별을 확인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인공물이 없으면 빛 공해의 영향도 적기 때문에 "시골에선 수많은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인류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 등으로 빛 공해가 전혀 없이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지역은 더이상 지구상에 남아 있지 않다는 다소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새롭게 발표됐다. 

1957년 10월 4일 구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1호를 발사한 이후 21세기 초반까지 수천개에 달하는 인공위성이 발사됐다. 

최근 들어 인공위성 발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원인은 인공위성 기반의 고속광대역 통신구상 때문이다. 이러한 위성인터넷은 아마존과 스페이스X가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는 소형 인공위성 기반으로 데이터 통신용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스페이스X는 2019년 이후 불과 2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무려 140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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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소유한 민간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Blue Origin) 역시 3236개의 저궤도 인공위성으로 전 세계에 광대역 인터넷 통신을 제공하겠다는 '카이퍼 프로젝트'(Kuiper Project)로 뒤를 쫓고 있다.

슬로바키아 과학 아카데미 연구팀 등이 새롭게 발표한 논문은 지구 궤도를 도는 모든 인공위성이 밤하늘에 미치는 빛 공해에 대해 포괄적으로 조사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발표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연구팀은 인공위성 및 우주 파편(space debris)의 크기와 밝기, 위치 분포 등을 대입한 모델을 만들고 밤하늘의 전체적인 밝기에 미치는 인공물 영향을 계산했다. 그 결과 지구 대부분에서 밤하늘의 전체적인 밝기가 자연적인 수준보다 10%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밝기 차이 10%는 육안으로는 거의 파악하기 어려워 근소한 차이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천문연맹은 1979년 "자연 밝기에 빛 공해 영향이 10% 미만인 지역에만 천문대를 건설할 수 있다"고 규정해 10%는 사실 천문학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다. 

인공위성이 밝게 빛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존재한다. 우선 우주 대기궤도(Parking-Orbit:1차궤도)의 낮은 위치에서 방출될 때와 위성군집 각각이 태양광 패널(solar panel)을 이용할 때 반사로 인해 밝기가 증가한다. 또 고도 550km 운용궤도에 도달하면 별 광도 등급(magnitude) 5정도에 해당하는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밝기가 된다. 망원경이 포착하는 범위를 위성이 가로지르는 속도와도 연관이 있는데, 속도가 느릴수록 휘도(luminance)가 높아지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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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는 발사하는 인공위성의 밝기를 4분의 1로 줄이는 설계 변경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문제는 스페이스X 한 업체에서만 최종적으로 수 만 개 이상의 위성이 우주로 발사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세계 천문학자들은 "인공위성이 너무 밝아 우주 연구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우주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경쟁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더이상 지구상에 천문대 건설 기준에 부합하는 장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위성을 어떻게 관리 할 것인가에 대해 위성 사업자와 천문학자 간의 상호 작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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