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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개는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있으며, 뇌전증 발작으로 발생하는 냄새와 암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팀이 진행한 새로운 실험에서 개가 소변에 포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SCIE) PLOS ONE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LOS ONE

최근 들어 개의 후각을 이용해 코로나19 감염자를 가려내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훈련된 탐지견이 타액 등 분비물에 포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냄새를 구분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두바이와 핀란드 공항 등에 코로나19 탐지견이 투입되어 방역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이 포함된 타액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바이러스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변 샘플까지 구분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탐지 작업을 수행한 적이 없는 8마리의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1마리의 벨지안 쉽도그 말리노이즈를 대상으로 새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우선 9마리의 개에 특정 냄새를 감지하는 작업을 기억하도록, 자연환경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니버설 검출화합물(UDC)을 이용해 훈련했다. 원형으로 배열된 12개의 '냄새 포트' 중 하나에 UDC를 설치해 개가 UDC 포트에 반응할 때마다 보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래 사진이 훈련과 실험에 사용된 원형 냄새 포트다. 막대 끝에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냄새가 방출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팀

연구팀은 개가 UDC를 기억하도록 한 후,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채취한 소변 샘플을 이용해 마찬가지로 냄새 포트 훈련을 실시했다. 샘플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2명의 성인과 5명의 자녀, 그리고 대조군으로 6명의 음성 아동으로부터 채취된 것이며, 바이러스는 열 또는 계면 활성제로 불활성화된 상태였다. 

3주간에 걸친 훈련 결과, 9마리의 개는 평균 96%의 정확도로 코로나19 양성 소변 샘플을 식별하는데 성공했다. 또 음성 소변 샘플을 음성으로 판단하는 정확도도 99%에 달했다. 

다만 한번이라도 코로나19 양성에 반응하지 않고 통과하면 실패로 간주하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자 양성 소변 샘플을 제대로 양성으로 판단하는 감도는 68%로 떨어졌다.

이번 실험에는 '과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회복한 환자의 샘플'도 포함돼 있었는데, 개는 이 환자의 샘플에 반응하기 쉬운 경향도 볼 수 있었다. 아울러 반복적으로 동일한 실험 참여자의 샘플로 훈련을 진행한 영향인지 새로운 샘플에는 검출 정밀도가 낮게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팀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얻은 여러 교훈을 바탕으로 향후 실험에서는 동일한 샘플의 반복 테스트 방식이 아닌 많은 샘플을 이용해 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하룻밤 착용한 티셔츠 냄새로 코로나19 양성 여부와 예방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티셔츠 실험'도 진행중이다. 신시아 오토 연구원은 "티셔츠 연구는 훨씬 많은 샘플을 바탕으로 실험을 진행해, 개가 지역사회에서 조우할 수 있는 상황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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