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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아마존의 첫 노동 조합 설립은 소매ㆍ도매ㆍ백화점노동자조합(RWDSU) 가입 투표 결과, 반대표가 찬성보다 두 배나 많이 나오면서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반(反)노조 회의 참석을 종용하는 등 방해를 위한 아마존의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거센 비난도 피할 수 없었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등 현지 언론은 앨라배마주(州) 베서머 물류 시설에서 진행된 노동조합 결성을 아마존이 저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임금과 복리후생 등의 처우와 아마존의 대대적인 방해 공작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높은 임금과 복지 

민 언론은 '고임금의 좋은 일자리'라는 노동자들의 생각이 노조 측의 회사 비판 메시지를 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6년간 지역 신문 기자였던 그레이엄 브룩(29세)은 "현재 아마존에서 받는 임금이 전직보다 시간당 1.55달러 높은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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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보장하고 있는 15달러의 최저 시급은 많은 노동자들에겐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이다. 앨라배마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이 불안정해진 많은 이들에게 회사 측을 지지하는 큰 동기로 작용했다.

또 칼라 존슨(44세)은 지난해 아마존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불과 몇 개월 후 의사로부터 뇌종양을 진단받았다. 그는 "아마존은 고용 첫날부터 의료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치료비를 보험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대대적인 사측의 반대 공작

앨라배마 물류 시설은 지난 2월 노조 결성 찬반을 묻는 우편 투표를 시작했고, 4월 9일 미국 노동 관계위원회(NLRB)가 최종 집계결과를 발표했다. 종업원 수 약 5800명 가운데 총 3215명이 참여했다. 찬성은 738표에 그쳤고 반대는 1798표로 70%를 넘어서면서 조합 결성은 큰 차이로 부결됐다. 

회사 측은 배서머 물류창고에서 노조가 결성된다면 다른 사업장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웹 사이트와 책자 등을 통해 '결성한다면 조합비 없이'해야 한다는 반대 캠페인을 전개했다. 연간 500달러의 조합비를 낼 바에야 원하는 것을 사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아마존은 시설 내 화장실까지 반대 투표를 호소하는 벽보를 내걸었다. 직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고 단체 교섭은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RWDSU를 비난했다. 또한 "노조 대표자들은 조합비에서 매년 10만 달러 이상을 사용해 승용차를 구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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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에 따르면, 이러한 아마존의 주장은 많은 직원에게 설득력이 있었다. 한 직원은 인터뷰에서 "회사의 방식에 위협 비슷한 것을 느꼈지만, 노조 결성에 의미를 찾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RWDSU 측이 충분히 직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조합이 노조원들에게 무엇을 해줄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RWDSU는 "아마존은 혼란과 강제 보복 등의 분위기를 조성해 선택의 자유에 개입했다. 투표 결과는 무효화해야 한다"며 미 노동관계위원회에 16일(현지시간) 이의를 신청했다. NLRB는 이의신청 검토를 위해 수주 내에 청문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이에 대해 "베서머 물류센터 직원의 16%만 노조 결성에 찬성했다"며 "노조는 직원들의 이런 선택을 수용하기보다 사실을 오도하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고 반박했다.

◆ 아마존 "세계 최고의 직장을 목표로"

한편, 노조 설립이 무산된 직후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3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exels

그는 4월 15일에 공개한 연례 주주 서한에서 이번 투표와 관련해 "반대 다수라는 결과를 통해 사측과 직원과의 강력한 관계를 확인했다"며, "그러나 직원을 위한 더 나은 비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베조스 CEO는 "고객 중심이라는 핵심 모토 외에 앞으로는 지구 최고의 고용주와 지구에서 최고로 안전한 직장을 지향하겠다"고 표명했다. 이어 "CEO에서 물러난 후에도 이사회 의장으로서 물류센터 담당팀과 협업해 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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