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이슈] 가입 전·후 돌변한 보험사…까칠하게 묻고 따졌다
[The-이슈] 가입 전·후 돌변한 보험사…까칠하게 묻고 따졌다
  • 장서연 기자
  • 승인 2021.04.29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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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다던 간편심사보험 ‘함정’…新 상품 불완전 판매건수 ‘급증’

[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고혈압약 복용을 고지했더니 간편심사보험을 추천하더군요. 말 그대로 복잡한 절차 없이 가입이 되는 줄 알았는데 보험료가 일반 보험보다 너무 비싸 나중에 사실을 알고 마치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간편심사보험 가입자)

종편 또는 케이블TV의 단골 광고로 잘 알려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보험’ 카피를 누구나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는 유명 연기자의 이 카피를 평소에도 장난스레 읊고 다니기도 했을 만큼 중독성 있던 광고로 기업한다.

현재 연세가 많은 노년층의 경우 보험가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만큼 아프거나 다치게 되면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감이 높았던 노인들에게 특히나 인기가 많았던 보험사의 대표적인 광고다.

유병자도 나이가 많아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할 수 있다며 하루에도 몇 차례씩 TV 광고를 쏟아냈던 이 보험 상품의 실제 모습은 광고와 너무도 달랐다. 정작 지병을 보유한 유병자가 상담에 나서면 꼼꼼하게 더 묻고 까다롭게 더 따졌다. 때문에 해당 보험사의 이 광고는 결국 ‘과대광고’ 꼬리표가 붙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젊은 시절부터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주부 B씨는 “보험이 전무하다 보니 병원비 부담 때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보험사 광고를 보고 상담을 했지만 결국 가입이 부결났다.”며 “평소 광고와 달리 다 불어보고 따져 보면서 아픈 사람들에게 어떤 희망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2006년 라이나 생명에서 출시한 ‘무진단 무심사 보험’은 그동안 비춰왔던 광고와 너무다 다르다 보니 소비자들의 민원이 들끓었고 결국 해당 상품 판매가 중단됐지만 여전히 유사한 사례는 소비자들의 절박함을 파고들며 상술을 이어가고 있다.

가입 희망자의 건강상태 여부를 간단한 질문 몇 가지로 심사를 간소화한 상품인 ‘간편심사보험’은 질병이 있으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일반보험 심사보다 가입 문턱이 낮아 노령층이나 유병자들에게 관심이 높은 상품이다.

얼핏 보면 질병이 있어도 가입하기 쉽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좋은 상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상품에도 보이지 않는 함정이 존재하고 있다.

일반 보험보다 가입은 쉽지만 상대적으로 월 납입 보험료 수준이 20% 이상 높기 때문에 현재 유병자나 나이가 많고 약관 해석이 부족한 노인들의 경우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대다수 보험사들은 고령자나 유병자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상품으로 ▲암보험 ▲건강보험 ▲치매보험 ▲종신보험 등 간편심사보험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가 부담하는 보험료가 일반보험 보다 가격이 높다는 내용을 찾기는 쉽지 않다.

간편심사를 앞세워 일반보험료 보다 가격이 비싸지는 만큼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보험사들이 광고와 계약 단계에서 의무적으로 고지를 해야 하지만 실제 관련 고지를 통보 받은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자극하는 문구 역시 문제다. ‘간편심사보험’은 건강한 사람이 가입하는 보험 보다 유병자나 고령층 가입을 유도하는 만큼 해당 상품에 ‘유병자’ 명칭이 들어가도록 적시해 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간편심사 보험이 유병자 보험이라는 점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며 “대다수 보험사에서 간편심사보험은 유병자 중심의 상품인 만큼 보험료 차이가 있고 과장 광고라는 부분 역시 고객의 인식변화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평판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초간편보험’ 상품 내놓는 보험사 불완전판매 리스크 ‘급증’

최근에는 간편심사보험의 세 가지(3개월 내 입원 수술 및 추가 검사 소견, 2년 내 질병, 사고로 입원 또는 수술, 5년 내 암 진단, 입원과 수술이 없어야 함) 조건도 하나 또는 두 가지로 완화하면서 보험사들은 더 간편한 상품인 ‘초간편보험’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과 보험사를 살펴보면 ▲삼성화재 ‘간편한 335-1 유병장수’ ▲AIA생명 ‘AIA 초간편 암보험’ ▲한화생명 ‘한큐가입 간편건강보험’ ▲흥국생명 ‘누구나 초간편 건강보험’ ▲NH농협생명 ‘하나만 묻는 NH암보험’ ▲DB생명 ‘1Q 초간편암보험·1Q 초간편 2대 질병보험’ 등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나섰지만 문제는 불완전판매 리스크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보험사들의 불완전판매 건수 추이는 신계약 증가에 따른 자연 증가분과 함께 완전판매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최근 1년 새 불완전판매 건수는 최대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경우 삼성생명이 3배 이상 증가했고 손해보험사는 DB손해보험이 2배 이상 불완전판매 건수가 늘어났다.

여기서 불완전판매란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한 소비자가 중요 사항을 고지받지 못했거나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계약이 해지 또는 무효화 된 판매 행위를 말한다.

불완전판매 행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불완전판매율이 증가하는 원인이 간편심사보험 때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정부의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설명 의무 ▲적합성 확인 ▲적정성 확인 ▲불공정 영업 행위 금지 ▲부당 권유 금지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 6대 판매원칙을 준수해야 함에 따라 완전판매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든 보험이 완벽할 수 없고 모든 설명을 완벽하게 할 수 없지만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보험사들이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며 “특히 6대 판매원칙을 준수해 완전판매를 위해 노력한다면 민원이나 분쟁은 당연히 감소하게 되고 소비자 역시 계약을 하기 전에 더 꼼꼼히 살펴보고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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