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삼성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 소장품 2만3000여점 등을 사회 환원키로 결정한 가운데 외신들도 삼성 일가의 상속세 납부와 사회 환원 계획을 집중보도했다.
이 회장이 남긴 유산은 계열사 지분 19조원을 포함해 약 26조원 규모로 유족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삼성은 앞서 28일 이 회장 유산 가운데 1조원을 감염병 예방과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를 위해 사회 환원하기로 하고,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 14건과 박수근·김환기와 모네·호안미로 등 국내외 작가 미술품을 포함해 총 2만3000여점의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을 미술관·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은 상속 재산이 30억원을 넘으면 상속세율이 50%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은 대략 15%"라며 "상속세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로, 5년간 6회에 나누어 납부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삼성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거액의 상속세 일부를 납부하는 방법의 하나로 개인 대출 담보로 활용해 상속세 11조원 이상을 지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유족의 28일 성명에서는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유족간에 어떻게 배분되는지, 또는 처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의 이 씨 일가가 세계 최대 규모의 상속세 납부 계획을 공개했다"며 "상속세 12조 원은 한국 사상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술품 기부로 이 전 회장의 재산 중 과세 대상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도 삼성이 부담하는 상속세 규모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NHK는 "삼성가의 유산 상속세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그룹 산하 삼성전자를 반도체와 휴대폰 분야 등에서 세계 일류로 키워 한국에서는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렸다"며 "삼성 유족이 납부할 12조원은 한국 정부의 지난해 상속세 납부 총액의 3~4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파이낸션 타임즈(FT)는 "상속세 지불 기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씨 유족과 삼성은 어떻게 납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5년 후 납세 기한을 위해 일가는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일부를 매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 경우 삼성가의 삼성그룹 지배력이 약화 될 가능성도 있다"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