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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겨울에서 봄으로의 계절 변화를 여실히 나타내는 것은 봄꽃이 피는 식물 계절 현상이다. 올해는 99년 만에 벚꽃이 가장 일찍 피면서 이른 봄을 맞았다.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계절의 모습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가 더워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4월 28일 서울·인천·부산·대구·강릉·목포 등 6개 도시를 기준으로 한반도 기후 변화를 분석해 발표했다.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과거 29년간 연평균 대비 1.6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구 표면 온도가 0.8도 정도 상승한 것에 반해 국내 기온 상승 속도가 2배나 빠르게 나타난 것. 기상청 관계자는 “온난화와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열섬현상 등이 기온 상승 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는 극지방의 빙하를 녹이고, 더워진 온도와 기압에 날씨도 변화한다. 증가하는 비 피해, 매년 심해지는 무더위, 건조해진 날씨로 발생하는 대규모 산불 모두 온난화의 여파다. 

벚꽃의 빠른 개화로 시작한 봄의 이상 기후는 5월에 접어들면서 한층 심각해져 예년의 봄과는 확연하게 다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달 일교차가 20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지고 우박과 폭설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올해 봄 날씨가 그간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천둥·번개, 돌풍을 동반한 소나기가 잦아지는 한편, 지난달 29일 안동지역에 이어 1일은 수도권 곳곳에 알밤 크기의 우박이 관측됐다. 또 강원 산지에 22년 만에 이례적으로 5월에 많은 눈이 쏟아져 대설특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이 같은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해 기상청은 “한국 대기 상층을 중심으로 찬 공기가 유입되고, 무거운 찬공기가 대기 저층의 따뜻한 공기를 강하게 밀어올리며 전반적으로 대기가 불안정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ASA/JPL-Caltech

이상 기상 현상이 기후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오랜 시간에 걸친 통계 데이터가 필요하다. 다만 소나기·우박·폭설 등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기압계 정체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와 연관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북쪽 찬공기가 남쪽으로 하강하면서 대기상층의 흐름이 정체된 때문인데, 이는 결국 지구온난화로 예전에 비해 북쪽의 찬공기가 상대적으로 덜 차가워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이달 중순까지는 많은 비가 주기적으로 내리고, 하순부터는 더위가 일찍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등 마치 여름과 같은 이른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광주·전남의 한낮 최고기온은 광산구 30.5도, 담양 30.0도, 장성 29.9도, 영암 29.2도, 광주·곡성·화순 29.0도 등을 기록했다.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시기가 5월 말에서 초로 빨라졌다고 볼 수 있고, 5월 평균기온 역시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까지 5월 평균기온은 17~18도 선이었지만 이후 점차 상승하기 시작해 2017년 19.8도를 기록하는 등 최근 10년 동안 19도 정도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폭염과 폭우와 같은 기상 이변이 빈번해지고 그 정도도 점차 심해지는 추세다. 한반도의 날씨 역시 앞으로도 최근과 같은 극적인 기상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여름에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도처에서 유례없는 물난리가 이어진 바 있다. 가옥 붕괴와 산사태 등으로 수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었고, 인도를 비롯해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는 코로나19 충격 속 경제를 본궤도에 올리기도 전에 위기상황과 직면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CNN 방송 캡처

지금까지는 8월 이후 태풍으로 인한 수해가 대부분이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올해 역시 7월부터 강한 비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 이에 환경부는 4월 30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통합 물 관리추진단 회의를 개최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홍수예보 관련 정보 지점을 올해 안으로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한편, 기상청은 봄에 이어 올 여름도 평년보다 더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3개월 전망을 살펴보면 평년 대비 기온이 높을 확률은 5월 70%, 6월 40%, 7월 7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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