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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소각 또는 매립되는 일회용 플라스틱은 해양 오염의 주범이자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주 비영리 자선단체인 '마인더루'(minderoo)가 '일회용 플라스틱 100대 제조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불과 20개사의 석유·화학기업이 전세계 일회용 플라스틱의 55%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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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을 논할 때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제품을 포장하는 업체 및 비닐봉투를 제공하는 소매점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에는 각국에서 수집된 플라스틱 쓰레기에 인쇄된 제조사를 바탕으로 '세계를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시키는 기업 순위'가 공개되기도 했다. 2019년에 발표된 조사에서는 코카콜라·네슬레·펩시코 등 음료·식품업체가 TOP3의 불명예를 차지했다.
 
하지만 원료인 화석 연료로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업체는 당연히 따로 존재한다. 이에 마인더루 기금의 지원을 받은 컨설팅 그룹 우드 매킨지·영국 런던정경대학·스톡홀름환경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플라스틱 생산업계와 이들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계에 주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연구팀은 우선 일회용 플라스틱 주재료인 폴리프로필렌(PP)·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저밀도 폴리에틸렌 (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제조하는 전세계 1200개 시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러한 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약 300개의 다른 기업이며, 이 중 상위 100개사가 전세계의 일회용 플라스틱의 약 90%를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형 석유·화학기업 등 상위 20개사가 일회용 플라스틱의 약 55%를 제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이 보고한 플라스틱 제조 상위 20개사는 다음과 같다. 1위는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590만t), 2위는 미국 화학기업 '다우'(550만t), 3위 중국석유화공(530만t) 순이며 이들 3사는 각각 연간 500만톤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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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은 CNN의 질문에 "우리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사회의 우려에 공감하며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업·정부·환경 단체·소비자의 협력이 필요하며, 이미 재활용 향상 및 플라스틱 쓰레기 회수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늘날 규제는 주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완제품을 판매하는 수만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환경 문제에서 주요 생산자가 그리 주목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은 비교적 적은 공급망으로 구성된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실제로 석유·가스·석탄 등을 원료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업체뿐만 아니라,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업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졌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에 자금을 제공하는 상위 5개 금융기업은 영국계 바클리즈·홍콩상하이은행·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미국 시티그룹·미국 제이피(JP)모건 체이스 등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세계적으로 1억 3000만 톤의 일회용 플라스틱이 폐기됐다. 중 35%가 소각됐고 31%는 매립지에 폐기됐지만 19%는 육지 또는 바다에 직접 폐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2019년 세계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는 1.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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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발전 및 수송 등의 분야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어 화석 연료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플라스틱 생산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플라스틱 생산은 지속적으로 늘어, 향후 5년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 능력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2050년이면 전세계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5~10%가 일회용 플라스틱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98%를 화석 연료로 새롭게 만드는 버진 폴리머(virgin polymers)가 차지하고 있으며, 재활용 재료를 이용한 플라스틱은 약 2% 수준이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제조업계가 버진 폴리머 대신 재활용 재료로 만든 플라스틱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환경과 기후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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