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이슈] 토종 금융 NH농협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안타까운 이유
[The-이슈] 토종 금융 NH농협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안타까운 이유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21.06.03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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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4개월 손병환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내부 단속‘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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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태생적으로 농민을 위해 출범한 농협의 현주소를 굳이 지적한다면 철저한 자본 논리가 우선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농협이 탄생한 배경은 차치하더라도 그동안 농협이 보여준 탈선을 볼 때 농협은 제 기능을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니면 변천에 따른 부작용일 수 있고요.” (금융소비자 단체 관계자)

굳이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포털에서 농협의 문제점을 검색만 해도 농협의 치부는 쉽게 드러난다. 가장 가까운 예를 들자면 ’옵티머스 펀드 판매 사고‘는 농협이 얼마나 실적과 경영성과에 치중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로 피해 금액은 일반투자자 3000억 원을 포함해 총 4327억 원 수준에 달하고 있으며 현재 NH투자증권은 자신들은 문제의 펀드 수탁사로 실제 책임은 하나은행이라며 소송에 나서고 있다.

단순 수탁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하나은행과 소송전에 나서고 있는 NH투자증권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여론의 시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탁사로써 높은 수익 창출을 노렸고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사실은 백지화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NH농협의 사회적 이슈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마치 갚은 것처럼 전산을 조작한 뒤 나중에 현금서비스를 통해 뒤늦게 갚았다가 적발된 NH농협은행 직원들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일반인 카드 이용자들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제때 결제를 하지 못하면 연체 또는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키면서 정작 자신들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내부 전산망을 이용해 결제를 조작한 것이다.

더욱이 카드 결제 조작행위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에 걸쳐 진행됐지만 그동안 내부 감사에 적발되지 않았다는 것 역시 농협의 부실한 내부 시스템을 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NH농협은행은 전산망을 통해 카드 대금 결제를 조작했다가 적발된 내용을 놓고 “이미 2년 전에 감사 중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나온 것”이라며 내부 조직의 부정한 사실을 애써 외면하는 뉘앙스까지 풍겼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카드 결제 조작의 경우는 이미 2016년부터 발생한 문제이며 이미 내부 감사에서 징계를 진행 중이었으며 최근에야 금감원이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얼핏 들으면 NH농협은 이미 징계에 착수했지만 금감원이 늑장 발표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NH농협의 일탈 행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른바 ’인생역전‘을 꿈꾸고 있는 ’로또‘에서도 기상천외한 행보를 보였다.

로또 1등에 당첨돼 당첨금 수령을 위해 방문한 농협은행 본점에서 은행 직원이 계좌의 비밀번호를 구두로 요구한 것도 부족해 5억 원 상당의 연금 상품 가입을 종용한 것 역시 보기드문 코미디로 기록되고 있다.

물론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자사 입장의 해명을 내놨다. “여러 고객이 있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이 구두로 비밀번호를 요구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당일 당첨자가 두 세명 정도 있었는데 1등 당첨자가 자신을 호명할 때까지 많이 기다리다보니 짜증난 것 같았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가뜩이나 두 세시간 정도 기다리다 지친 1등 당사자에게 직원이 자산관리 서비스 일환으로 해당 상품(연금)을 권장하는 과잉친절을 보인 것 뿐이지 강매했다는 내용은 과장 된 표현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쯤에서 입장을 바꿔보겠다. 우리는 그동안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로또 1등 당첨자들의 사연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해왔다. 당첨이 돼 은행을 방문하고 나서 사회복지 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단체들이 기부를 요구했거나 당첨금을 지급하는 은행에서 적금 등 상품 가입을 요구했다는 내용 말이다.

노동을 통해 얻은 수입이 아닌 복권에 당첨된 이른바 ’불로소득‘의 잣대가 당첨자의 양심을 자극하면서 마지못해 수익의 일정부분을 사회에 기부하거나 은행의 실적을 위해 상품에 가입했다는 내용은 이미 알려진 지 오래다.

더욱이 논란이 된 당사자의 경우 일면식이 없는 타인들이 있는 은행 창구에서 계좌 개설에 필요한 ’비밀번호‘를 구두로 요구하거나 상품 구입을 요구 받았을 때 그에 따른 심리적인 압박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1등 당첨자에 대한 불편한 심기에 대해 NH농협은행은 ’두 세 시간 장고의 시간에 짜증 나 몽니를 부린 고객‘으로 치부하는 것은 아닐까?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고 있는 농협 금융을 만들겠습니다. 농협 금융은 범농협 일원이지만 사회의 성실한 구성원이며 국가, 지역사회, 국민 등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만큼 그 구성원들이 우리(농협)에게 거는 기대가 있습니다.”

NH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의 지난 2월 18일 취임 당시 발표한 취임사 가운데 일부를 발췌한 인용문이다. ‘그 구성원(국민 등)들이 농협에게 거는 기대가 있습니다.’…손 회장의 의미심장한 이 문장에 대한 답은 ‘아니올시다’로 답해도 무방할 듯 하다.

손 회장은 이 외에도 ‘당장의 경영성과에 매달리기보다 미래 가치 제고 방향으로 농협 금융을 이끌어 나갈 것’을 강조했고 뒤이어 ‘지혜와 저력을 바탕으로 우리 함께 농협금융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부연했다.

안타깝지만 이 장엄한 문장에도 답은 ‘아니올시다’로 답할 수밖에 없다. 미래 가치로 농협을 이끌고 지혜와 저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농협 금융의 새 역사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민폐’로 낙인찍힌 깊은 ‘잔상(殘像)’을 깔끔하게 치유하고 미래로 가기 위한 ‘혁신’ 보다‘ 내부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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