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1번가는 들러리 아마존 속내는 SKT 콘텐츠 서비스 협업" 제기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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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당사(SK텔레콤)와 아마존 간 11번가 지분 30% 양수도 계약 추진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SK텔레콤 입장문 中)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아마존 간 체결한 ‘지분 참여 투자 약정’의 후폭풍일까? 최근 이커머스 및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아마존 간 11번가 지분 매각설 진위를 놓고 뜨거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최근 한 신문사가 “11번가의 최대 주주인 SK텔레콤이 아마존에게 11번가 지분 30%를 신주인수권을 통한 양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관련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커머스와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11번가와 아마존을 앞세워 국내 이커머스 시장 재편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SK텔레콤은 잇단 언론 보도와 시장의 분위기를 염두한 듯 ‘오보’ ‘사실무근’을 강조한 입장 자료를 배포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11번가 내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론칭을 위한 협력일 뿐 지분 양수도 진행은 전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일리포스트’의 전화 인터뷰 요청 대신 문자를 통해 “오전에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 내용과 같이 사실이 아닌 진짜 오보”라고 못을 박았다.

아마존에 11번가 지분 30% 양도 추진은 절대 오보라고 반박하고 나선 SK텔레콤의 강력한 입장에도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은 오히려 양도 가능성 확신을 고집하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확신의 배경에는 지난해 SK텔레콤과 아마존의 지분 참여 투자 약정 체결 때문이다.

실제로 SK텔레콤과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11번가의 IPO 등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분 참여 투자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아마존 간 체결 사례를 들어 11번가 지분 양도 추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이를 명분으로 아마존의 국내 진출과 더 나아가 11번가 1대 주주 지위 확보까지 점치고 있다.

이커머스 및 유통가 호사가들의 앞선 시나리오와 달리 SK텔레콤의 ‘오보’ 주장처럼 실제 지분 양수도 추진 헤프닝을 기회로 SK텔레콤과 11번가의 IR(investor relations) 전략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11번가 지분 양수도 추진설이 당사자들의 주장처럼 낭설에 불과할 수 있다. 다만 현 상황에서 관련 내용이 시장을 흔들 만큼 빅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IR 효과도 충분히 염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11번가 지분 양도설이 논란이 된 만큼 한번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가설이지만 만약 아마존이 11번가라는 교두보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성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1위 아마존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아마존이 국내(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바라보고 있지만 직접 진출하는데 많은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솔직히 한국 시장에서 아마존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만한 마켓 카테고리가 부족한 만큼 직접 진출 보다 11번가와 협업을 통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의 주장처럼 ‘지분 스왑’이 아닌 ‘서비스 협업’ 가능성도 높다. 앞서 언급했던 관측처럼 아마존이 상품을 직매입해서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11번가와 협업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데 이 자체만으로는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동력이 부족하다.

때문에 당장은 11번가 플랫폼을 통한 협업과 함께 SK텔레콤과 다양한 콘텐츠 협업을 우선할 가능성도 높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지분 참여 투자 약정을 체결할 만큼 SK텔레콤과 아마존은 사실상 혈맹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아마존은 11번가와 협업이 메인이 아닌 SK텔레콤의 혁신적인 기술 플랫폼인 클라우드 서비스나 티맵 서비스를 통해 점진적으로 국내 시장 점유를 위한 전략적인 포석을 깔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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