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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코로나19가 이미 2019년 미국에 퍼졌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보건 당국이 초기 감염을 놓쳤다며 다양한 혈액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6월 15일(현지시간) "2019년 12월 시점에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미국 내에 존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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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H는 2015년에 시작된 연구 프로그램(All of Us Research Program)에서 수집된 혈액 샘플을 분석해, 초기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샘플은 2020년 1월~3월 18일 사이에 미국 50개 주 프로그램 참가자가 제공한 2만 4000개를 대상으로 했다. 혈액 샘플을 통한 바이러스 검출에는 미국 제약사인 애보트(Abbott)와 독일 유로이뮨(Euroimmun)이 개발한 2종류의 항체 검사 키트를 사용했다. 

2020년 초에 수집된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9개의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항체가 검출됐다. 샘플 제공자는 코로나19 유행의 시발점으로 여겨지는 시애틀과 뉴욕 등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었다. 대부분의 샘플은 미국의 최초 코로나19 환자가 보고되기 전에 채취된 것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검사 키트는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를 검사하는 방식이다. 항체는 감염 후 2주가 경과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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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7일과 8일 회수된 샘플에서 첫 항체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해당 샘플이 수집된 일리노이주와 매사추세츠주는 2019년 12월 하순에는 이미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밖에 위스콘신주는 2021년 2월3일, 펜실베이니아주 2월15일, 미시시피주 3월6일 등 코로나19 항체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연구는 샘플 수가 적다는 문제가 있고,제공자가 현지에서 감염된 것인지 여행 중 감염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연구 프로그램(All of Us Research Program)의 조쉬 데니 박사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증의 역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종단적 연구의 가치가 부각됐다"고 언급했다.

논문 대표저자인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켈리 알토프 교수는 "미국의 초기 검사 시스템은 한계가 존재했고, 이에 공중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미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권장하는 것처럼 복수의 혈액 검사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위양성(false positive)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고 각 혈액표본마다 두 차례씩 검사했다고 밝혔다. 향후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얻은 자세한 정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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