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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16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예상대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당초보다 1년 이른 2023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두 번 이상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아울러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현재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하며 긴축을 위한 첫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공급 속에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하고 경기 과열 우려가 높아지면서 최근 금리 정상화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견되어 왔다. 

연준이 장기간 이어온 경기부양 기조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를 시사한 배경은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 회복 속도에 제로금리 시대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2023년 말까지 최소 두차례 금리 인상

연준은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0.0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해 3월 1.00∼1.25%에서 0.00∼0.25%로 인하한 후 15개월 째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하게 됐다. 

다만 이번 금리 동결은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기에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내다보는 금리 전망에 쏠렸다. FOMC 위원 18명 가운데 13명이 2023년 말 금리 인상을 예상한 반면, 2023년 말까지 현행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 위원은 5명에 그쳤다. 또 인상을 전망한 의원 13명 중 11명은 두 차례 인상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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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미국 경제·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성명을 통해 "백신 접종 진행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감소했다"며 "상황의 진전과 강한 정책 지원으로 경제 활동 및 고용 지표가 강화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FOMC 이후 추가로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성장률 및 물가 등 경제지표 전망치를 대폭 높여 잡았다. 구체적으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 3월 2.4%에서 3.4%로 상향조정했고,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종전의 6.5%에서 7.0%로 높였다. 아울러 지난번 성명의 부정적 표현, 가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엄청난 인적 및 경제적 어려움이 야기되고 있다'는 내용은 삭제됐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맥캔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2023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빨라진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그간의 연준 주장과 다소 배치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 파월 "테이퍼링 논의 여부 관련해 논의"

최대 관심사였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은 이번 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매달 매월 12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경제 회복을 지원해왔다. 

연준은 1200억달러의 자산 매입 규모를 유지하는 한편, 최대 고용과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나올 때까지 매입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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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2023년이라면 이에 1년 정도 앞서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채권 매입 규모를 점차 줄인 뒤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수순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관련 논의는 있었다고 시사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당신이 원한다면 이 회의에서 우리가 '테이퍼링을 논의할지와 관련한 논의(talking about talking about tapering)를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자산매입 변화와 관련된 결정을 발표한다면 그 전에 사전 통보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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