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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누구나 같은 노래 혹은 특정 노래의 같은 구간이 귓가에 맴돌아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처럼 머릿속에서 음악이 계속 맴도는 현상은 영어로는 '귀벌레'(earwarm) 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중독성이 강한 곡들이 수험생들의 집중력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수능 금지곡’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곡들이 수면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새롭게 발표됐다. 논문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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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일러대학 마이클 스컬린(Michael K. Scullin) 교수 연구팀은 209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음악 청취 습관·귀벌레 현상의 빈도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모든 참가자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해, 수면의 질과 음악 감상 습관 및 귀벌레 현상을 겪는 빈도를 물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50명을 대상으로 귀벌레 현상이 실제로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는 익숙하고 귀벌레를 유발하기 쉬운 곡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Shake It Off' ▲칼리 레이 젭슨의 'Call Me Maybe' ▲저니의 'Do not Stop Believin'의 세 곡을 선정했다. 이 세 곡의 오리지널 버전과 가사가 없는 연주 버전을 들려준 후 귀벌레 현상의 발생 여부와 발생했을 때의 상황에 대한 청취 조사를 진행했다.

청취 조사 내용과 수면 상태를 비교한 결과, 귀벌레 현상을 경험한 실험 참가자는 좀처럼 잠들지 못할 뿐 아니라 중도 각성 빈도와 얕은 잠 비율이 증가했다. 

이어 연구팀이 수면 뇌파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자다가 귀벌레 현상으로 일어났다"고 보고한 참가자는 뇌의 일차 청각피질(Primary auditory cortex)에서 기억의 재활성화 징후를 나타내는 서파(진동이 느린 뇌파) 진동이 유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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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 1회 이상 밤에 귀벌레 현상을 경험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수면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6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또 한가지 주목할 사실은 가사가 있는 곡보다 악기만으로 연주한 버전이 귀벌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2배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컬린 교수는 "음악을 많이 들을수록 취침 시간에 귀벌레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는 수면의 질이 악화시킨다"며 편안한 수면을 원한다면 취침 전 음악 청취는 피하는 편이 좋다고 언급했다. 이어 본인의 앞선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다음날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작성하면 불안이 사라져 더 빨리 잠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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