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서부 약 700명 돌연사...평소의 3배
북미·러시아·인도·이라크·키프로스 피해 연이어
전문가,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경고..."2100년까지 이어질 것"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envato elements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유례없는 폭염이 전세계 곳곳을 강타하면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를 시작으로 러시아·인도·이라크 등에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백 명이 돌연사하고 고온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우후죽순 번지면서 주민들은 생활터전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북반구를 태우고 있는 이번 더위는 지구촌 난제인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분석된다.

▲ 침묵의 살인자 '폭염'으로 세계 곳곳 몸살  

이번 폭염으로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입은 국가는 캐나다다. 

6월 25일 시작된 캐나다의 불볕더위로 103개 지역이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으며,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선 719명이 돌연사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일반적인 돌연사 사망자의 3배에 달한다. 

기후학자인 데이비드 필립스는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춥고 가장 눈이 많은 나라지만, 지금의 날씨는 마치 사막의 더위를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산불도 150건 넘게 발생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북동쪽 소도시 리턴은 지난달 30일 기온이 49.6℃까지 올랐고, 대부분 지역이 불에 탔다. BBC는 캐나다군이 주민 대피를 돕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도 도로가 녹아내릴 정도의 불볕더위가 이어지며 돌연사가 늘고 있다. 북서부 오리건주에서는 폭염으로 95명이 사망했고 워싱턴주에서도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30여명 발생했다. 

워싱턴주 보건부는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온열질환자 1천792명이 응급실을 찾았고, 이 중 21%가 입원이 필요한 환자였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주 에버슨 근처 국도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twitter

주요 외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 북서부 지역에 위치한 병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방불케 하는 폭염 응급환자로 넘쳐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뿐 아니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지난달 23일 34.8℃를 기록, 6월 기온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인도 뉴델리와 주변 도시는 평소보다 7℃ 정도 높은 40℃를 웃도는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 지중해 국가 키프로스에서도 가뭄과 폭염 피해, 대규모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중동에서 가장 더운 국가로 꼽히는 이라크는 50℃가 넘는 폭염 영향으로 수도 바그다드 등에서 이달 1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무더위로 인한 전력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라크 대부분 지역에서 정전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발생한 산사태도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3일 일본 시즈오카(靜岡)현에서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2명이 사망하고 약 20명이 실종됐다.

▲ 글로벌 재앙의 시작?....전문가 "폭염 사태 매년 반복될 것"

세계의 평균 기온은 최근 10년간(2010~2019년)  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상위 5위는 모두 2020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집계된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사실은 고온 건조한 이상기후가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탄소배출이 초래한 폭염 사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지속적인 폭염에 대비해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책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CNN 방송화면 캡처 

제이 인즐리 워싱턴주지사는 "최근의 불편함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다가오는 글로벌 재앙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영국 기상학자 니코스 크리스티디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생한 폭염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아니라면 수만 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번과 같은 폭염 사태가 2100년까지 매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염 원인으로는 제트기류 약화로 인해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이상기후 발생 빈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왕립기상학회 리즈 벤틀리 회장은 "인류는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이 몇 도 깨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부서지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 다음으로 폭염이 세계적인 대규모 사망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