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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2014년부터 '근로 시간 단축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사회 실험이 아이슬란드 노동자 25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실험을 담당한 영국 싱크탱크 오토노미(Autonom)가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월급은 유지한 채 노동 시간을 단축하는 것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재택근무로의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통근 시간과 노동 시간 단축으로 근로자의 자유 시간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오토노미는 지적했다. 

사회 실험은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의 서비스 센터와 아동보호국 등 직원 스트레스가 높은 직장에서 진행됐다. 실험 참가자는 66명으로 월급의 변화 없이 근로 시간만 주 40시간에서 35시간~36시간으로 단축된 것.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오토노미 보고서 

이 실험은 초기 큰 효과를 거두면서 약 2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실험으로 확대됐다. 2019년 9월 1일 실험을 마친 참가자들은 이전 노동 시간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실험이 끝난 수개월 후 노동 시간을 단축하는 협정이 체결됐다. 

또 2017년~2021년에는 아이슬란드 국세청·이민국·경찰서 등에서 근무하는 400명을 대상으로 노동 시간을 단축하는 2차 실험이 이루어졌다. 대상 직장은 직원 대부분이 불규칙한 시간대에 근무하고 있었다. 

레이캬비크시와 아이슬란드 정부 실험을 합치면 총 100개 이상의 직장에서 일하는 2500명 이상의 직원이 실험에 참여했다. 이는 아이슬란드 전체 노동력의 약 1.3%에 해당한다.

실험 결과, 주 40시간의 노동 시간을 35시간 또는 36시간으로 단축해도 생산성과 서비스 저하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참가자의 잔업 시간에도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주 노동 시간을 4~5시간 단축하면 업무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참가자 중에는 "처음에는 익숙해지기까지 힘들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새로운 업무 방식에 곧 익숙해졌다. 

참가자 중 한 명은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업무에 임하게 됐다. 주변 사람들과도 더 협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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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첫 번째와 두 번째 실험 모두에서 대다수 직원이 "노동 시간 단축으로 기분이 한결 좋아지고 활력이 생겨 스트레스가 줄었다. 그 결과 운동이나 취미, 친구와의 모임 등 다른 활동에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답변했다. 

오토노미는 아이슬란드 실험 결과를 '대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실험이 끝난 후, 아이슬란드 전체 직원의 약 86%가 노동 시간을 단축했다. 

보고서에서 오토노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노동 조건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주 노동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이제 '새로운 상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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