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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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우리 가족들은 모두 조심해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예방수칙 잘 지켜서 아프지 말아요." (초등학생 김**)

▲ 코로나 예방 약속
1. 사회적 거리두기
2. 올바른 손씻기 (※ 주의 3분동안 비누로 깨끗하게)
3. 손소독 5번 이상은 꼭 하기
4. 만약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면 마스크 잘 쓰기
5. 올바른 마스크 쓰기
6. 열 체크하고 방문하기
7. 운동하기
8. 채소랑 고기 골고루 먹기
9. 가까운 지인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코로나 검사하기
10. 꼭 가야할일 아니면 사람 많은 곳 가지 않기

최근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났다는 소식에 아직 맞춤법도 다 못 뗀 저학년 초등학생 조카가 본인이 생각한 예방 수칙을 적은 실천 사항을 사진으로 가족톡에 전한 내용을 접한 기자는 새삼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의 일곱살 딸 역시 코로나 이후 잔소리가 늘었다. 특히 아빠에게 심한 이 잔소리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소독약 뿌려라, 손 씻어라, 마스크 잘쓰고 다녀라 등등 유치원에서 배운 코로나 예방 수칙을 기억했다가 잘도 써먹는다.

여기서 끝나는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도 저사람은 왜 마스크를 입에만 썼느냐, 식당에서도 식사를 하지 않을땐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해야한다, 사람 많으니까 마트도 가지 말아야 한다 등등 여간 깐깐한게 아니다.

하지만 막상 뉴스를 보면 코로나를 유행 시키는 것은 결국 어른들이다. 아직도 본인들의 쾌락을 위해 유흥을 즐기는 어른들은 넘쳐나고, 기본적인 수칙을 따르지 않아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니 말이다.

정말이지 지키는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철저히. 나로인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볼까 두려워 혼자만의 철칙을 지키며 생활하지만 일부 고삐풀린 이들로 번지는 불씨는 꺼질 줄 모른다. 

ⓒ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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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넘게 열심히 지킨 나만 바보된 기분입니다.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하고, 배려없는 모습들에서 너무 화가 나네요." (주부 이**)

마스크 쓰고 이용하라는 버스기사의 요구에 불응하고 심지어 폭행하는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고, 의료진들에게 침을 뱉는 행위, 격리중에 탈출하는 사건들을 보면 상식을 넘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기에 잠깐의 유흥을 즐기기 위해 단속을 피해 몰래 벌어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정말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런 깜깜이 확진자들로 인해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퍼진것도 지금의 상황에 한몫 거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쏟아지는 조언과 국민들의 걱정 어린 소리는 저 위까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여러가지 눈치만 보다가 거리두기 개편안만 뜯어 고치더니 정작 시행도 하기전에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하루 최다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만 정작 사회 활동이 가장 많은 나이대는 아직 접종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너무 일찍 발표해서 긴장감을 풀리게 했다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직장인 백**)

오히려 주변에서 "이래도 되나?"라는 소리를 더 많이 듣는 시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이 7월부터 시행된다는 발표가 있고 나서였다.

하루에도 신규 확진자가 몇백명씩 쏟아지는 상황에서 새로 나온다는 거리두기 개편안은 그야말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퍼지고 있어 국민들의 두려움은 말도 못하게 크기에 방역의 고삐를 더 조여도 모자를 판인데.

'혹시'가 '역시'로 변하는 순간이다. 7월부터 시행된다는 새거리두기 개편안은 결국 시행되지 못하고 일주일 연기하더니 결국 최다 확진자라는 결과로 돌아왔고, 연일 확진자는 최고치를 찍으며 갱신중이다.

결국 정부는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올리며 '초강수'를 두었다. 더 조여오는 고삐에 누군가는 많은 불만을 토로할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만 피해자가 되는것이 아니다. 모두가 피해자고 모두가 힘든 상황임은 틀림없다. 이 상황을 누구의 탓으로도 돌릴 수도 돌려서도 안된다. 

"진작 단계를 올렸더라면.."이라는 후회는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코로나 종식이라는 모두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었지만 언젠가 끝날 이 고통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면 모두가 아는 상식(常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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