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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자신과 자녀의 백신 접종에 반대하거나 접종을 주저하는 '백신 기피(안티 백신)' 현상은 WHO가 2019년 1월 '세계적인 건강에 대한 위협 톱10'에 선정할 정도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왔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백신 접종이 세계적으로 진행되면서 안티 백신은 한층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안티 백신이 이처럼 심각해진 것은 오해의 소지가 큰 언론 매체의 보도가 원인의 하나일 수 있다고 호주 그리피스 대학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그리피스 대학 임상 심리학자인 헤더 그린 박사와 마케팅 학부 조안 카루리니 강사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백신 접종 기피가 집단면역 지연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린 박사 등이 특히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판단은 사회 규범에 큰 영향을 받는다. 가령 미국 대학생 647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중요시하는 주변인이 많다고 느끼고 있는 대학생은 자신도 백신을 접종하고 싶다고 응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 박사는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여러 차례 대서 특필되면, 백신에 대한 불신이 확산된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 뉴스를 들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2014년과 2015년 겨울에 독감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을 때 접종 후 발생한 소수의 사망자 뉴스가 크게 보도됐고, 그 결과 65세 이상의 독감 백신 접종률이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이탈리아의 사망 사례는 이후 백신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초기에 행해진 보도의 영향은 이어졌다. 

반대로 언론에서 백신 자체에 대해 다루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고령자의 백신 접종률과 보도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제목에 'influenza' 또는 'flu'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신문 기사가 많을수록 그해 독감 백신 접종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것.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그린 박사는 언론의 보도 방향에 대해 "백신 접종에 관한 보도는 사회적 규범에 따른 것, 즉 대다수의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 또 백신에 관한 보도는 장점과 위험을 명확히 하고, 국가와 지자체 보건 당국 등 신뢰할 수 있는 소스가 제공하는 정보를 정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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