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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그린란드 대륙 빙하의 해발 3216m에 위치한 서밋 캠프에 기상관측 사상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이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1950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기록된 그린란드의 강우 현상은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그린란드 가장 높은 위치에 설치한 관측 거점에서 지난 8월 14일에 확인됐다. 이날 그린란드 빙상 최고점의 기온이 9시간 정도 영상을 유지하면서 여러 차례 비가 내렸다.  

비는 8월 14일(현지시간) 오전 5시부터 시작됐으며 빙상에 쏟아진 강수량은 70억 톤(t)으로 추정된다. 그린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배핀 섬(Baffin Island) 상공의 강력한 저기압과 그린란드 남동쪽 고기압이 충돌해, 따뜻한 공기와 수분이 남쪽에서 급속히 밀려오면서 비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상 기후는 8월 14일·15일·16일 3일 동안 이어졌다. 8월 14일에는 평균의 7배에 해당하는 빙상 87만 2천 제곱 킬로미터(㎢)에 달하는 대량의 융해(melting)가 발생했다. 15일에는 75만 4천 제곱 킬로미터, 16일에는 51만 2천 제곱 킬로미터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얼음의 융해 현상은 온난화의 진행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수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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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밋 캠프의 관측 기록에서 융점(melting point) 이상의 온도에 도달한 것은 1995년과 2012년, 그리고 2021년(이번)으로 총 3번이다. 1995년과 2012년에는 융점을 넘었으나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이 첫 강우로 기록됐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국립 빙설데이터센터의 테드 스캠보스 선임연구원은 "이는 그린란드가 급속히 온난화되고 있다는 증거이자 전례없는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국립과학재단의 극지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니퍼 머서는 심각한 강우로 인해 서밋 캠프의 운영이 변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밋 캠프 관측소에는 1989년 이후 극단적인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연중 내내 직원이 배치되고 있다.

그린란드 빙상은 지난 350년의 기록 상에 전례가 없을 정도의 기세로 녹고 있다. 2021년 7월은 '142년 만에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되고 있으며, 온난화가 가속화된다면 빙상 융해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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