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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더위도 한풀 꺾이고 해가 떨어지는 시간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가을 밤하늘은 다른 계절에 비해 밝은 별은 적지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별자리를 여럿 찾아볼 수 있다. 

가을 밤하늘의 대표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날개 달린 천마 페가수스라고 할 수 있다. 페가수스자리는 가을 하늘 한가운데에서 '가을의 대사각형' 혹은 '페가수스 사각형'으로 불리는 커다란 사각형을 찾으면 만나볼 수 있다. 이 사각형은 하늘을 나는 천마 페가수스의 몸통이다. 

페가수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비운의 영웅 벨레로폰이 타고 다니던 날개가 달린 말이다. 페가수스의 어머니는 메두사이며 아버지는 포세이돈이다. 성질이 몹시 난폭한 페가수스를 길들인 벨레로폰은 키메라를 해치운 인간 영웅으로도 유명하다. 

페가수스에게 고삐를 채우는 벨레로폰 wikimedia
페가수스에게 고삐를 채우는 벨레로폰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wikimedia

그러나 이후 자만심과 허영심이 생긴 벨레로폰은 신들과 실력을 겨루러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다가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그는 제우스가 보낸 작은 등애에 놀란 페가수스로부터 결국 낙마해 죽고 만다.

페가수스 사각형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페가수스 머리가 서쪽을 향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쪽에는 은하수가 위치하고 있는데, 등애에 놀란 페가수스가 은하수로 뛰어드는 장면에 비유되곤 한다.

페가수스자리의 사각형에서 북동쪽으로 찌그러진 A자 형태로 뻗어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 A 형태의 별자리 주인공은 안드로메다자리다. 

안드로메다는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와 왕비였던 카시오페아의 딸이다. 자신과 딸의 미모를 과시한 어머니 카시오페이아가 자신도 딸도 바다의 요정 네레이데스보다 아름답다고 입방정을 떨다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딸인 안드로메다는 괴물 고래의 제물로 바쳐질 운명에 처한다. 다행히 메두사를 퇴치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던 영웅 페르세우스에게 구조되어 그의 아내가 된다. 

폼페이 벽화 중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모습, 65~70년경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나폴리 국립박물관

안드로메다자리에서 북동쪽으로 내려간 곳, 안드로메다의 발밑에 위치한 것이 안드로메다를 구한 페르세우스자리다. 밤하늘에서도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는 서로의 곁에 있다.  

메두사의 목을 벤 영웅이자 바다 괴물의 먹이가 될 위기에 처한 안드로메다를 구출한 그는 안드로메다와 결혼한 후 미케나이의 왕이 된다. 페르세우스자리는 한쪽 팔을 치켜들고 괴물 메두사의 목을 가진 용사 페르세우스의 모습에 비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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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에는 이야기의 등장인물이자 허염심으로 딸인 안드로메다를 괴물에 바쳐야했던 왕비 카시오페이아자리도 찾아볼 수 있다. 북극성과 가까워 거의 1년 내내 볼 수 있으며 커다란 W(혹은 M) 모양으로 익숙한 별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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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양을 보고 옛날 사람들은 자만의 대가로 거꾸로 매달려 하늘에 남게 된 왕비를 떠올렸다고 한다. 북두칠성과 함께 가장 찾기 쉬운 별자리로 꼽히며, 북극성을 중심으로 북두칠성의 반대편에 위치한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하늘의 네모 별자리를 찾아 하늘로 올라간 신화 속 인물을 만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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