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KAIST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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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이번 연구 결과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및 조현병 같은 질병에서 전대상 피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행동 장애 치료를 위한 정밀한 신경회로 타겟을 제시했습니다.” (KAIST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시각정보를 인식해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결정하는 대뇌 전두엽의 신경회로 기전에 대해 국내 연구팀이 새롭게 규명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은 시각 피질과 상호 작용하는 적측 대상회(이하 전대상) 피질(ACC)의 억제성 신경회로가 동물이 시각 정보를 인식하고 이에 맞는 정확한 행동을 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포유류 전두엽 전대상 피질의 신경회로가 어떻게 시각 인지 행동 및 충동적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지 규명하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인지장애 및 충동성을 주 증상으로 하는 뇌질환 치료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뇌가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어떻게 운동 정보로 전달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시각 자극을 보면 물을 핥거나 물 핥기를 멈추는 목표 지향적 행동을 학습시킨 생쥐의 전대상 피질에 고밀도 실리콘 전극을 삽입, 생체 내 신경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두엽 전대상 피질 내에서 시각 피질로부터 정보를 받는 시각 반응성 신경세포들이 주변의 세포들을 억제할 경우 생쥐가 운동을 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찾아냈다.

아울러 약물적 방법을 이용해 전대상 피질의 활성 정도를 줄이면 생쥐가 시각 자극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충동적으로 목표 지향적 행위를 지속하는 비정상적인 행동 양상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전대상 피질은 정상적인 감각-운동 변환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기능 수행 뿐 아니라 시각 정보가 없을 때 운동 개시를 멈추고 기다려야 하는 충동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역시 밝혀냈다.

특히 연구팀은 바이러스 추적자와 광유전학, 다채널 전극 레코딩과 같은 신경과학 최첨단 실험 기법을 활용해 전대상 피질 내 신경세포 타입과 회로가 어떤 방식으로 시각 정보를 목표 지향적 운동 행위로 변환하는지 신경 메커니즘 원리를 최초로 규명하기도 했다.

전대상 피질에는 시각 정보에 반응하는 시각 반응성 신경세포와 운동 개시를 억제하는 운동 억제성 신경세포, 그리고 시각 정보와 운동 개시에 반응하지 않는 나머지 신경세포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여기에 이 같은 세 종류의 뉴런의 신경 활성도는 생쥐가 시각 정보를 인지해 행동을 개시하는 반응 속도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규명했다.

무엇보다 공유전학적 방법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전대상 피질의 시각 반응성 뉴런들은 시각 피질로부터 신경 정보를 직접 전달받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광자극으로 해당 신경 회로를 활성화할 때 시각 자극이 없어도 생쥐의 목표 지향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전대상 피질의 활성은 충동 행동 제어와 함께 시각적 정보 인식에 따른 정확한 행동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본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및 조현병과 같은 질병에서 전대상 피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나타나는 행동 장애 치료 방법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KAIST 생명과학과 김재현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지난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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