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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2006년 당시 최장수 동물로 알려진 176세의 거북이가 호주 동물원에서 심장마비로 숨져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리엇’이라 불린 이 거북이는 진화론자 찰스 다윈이 1835년 갈라파고스 군도를 탐험할 때 발견해 영국으로 데리고 온 세 마리의 거북이 중 한 마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해리엇조차 10위 안에 진입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에는 장수하는 동물이 많다. 수명이 긴 동물의 순위를 과학 뉴스 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가 공개했다.

◆ 10위: 북극고래 (200년 이상)

북극고래(Balaena mysticetus)는 포유류 중에서는 가장 오래 사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포획된 야생 북극고래 중에는 100살을 넘는 개체가 발견되고 있으며 200년 이상 살 수 있다. 인간 보다 약 1000배 많은 세포를 가지고 있고, 암에 저항하고 노화 방지를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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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고래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포유류에서 나타나는 노화와 관련된 성인병에 잘 걸리지 않는데, 이는 북극고래가 가진 특징이다. 가령 밍크고래는 수명이 50년밖에 되지 않는다.

◆ 9위: 한볼락 (205년 이상)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한볼락(Sebastes aleutianus)은 가장 장수하는 어류의 일종으로, 수명은 205년 이상이다. 주로 심해 암초 지역에 서식하며, 최대 체장 97cm까지 성장하는 대형어이다. 육식성으로 주로 새우와 작은 물고기 등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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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위: 담수진주홍합 (280년)

담수진주홍합(Margaritifera margaritifera)은 주로 유럽과 북미 하천에 서식하는 조개다. 세계 자연 보호 기금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발견된 개체의 나이는 280살이었다. 신진대사가 매우 느려 장수하지만 최근 하천 환경 파괴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멸종 위기종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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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위: 그린란드 상어 (272년~512년)

그린란드 상어(Somniosus microcephalus)는 북극해와 북대서양 심해에 서식하는 최장수 척추동물이다. 최대 몸길이가 7.3m에 달하며 평균 20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6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가장 오래된 개체는 392±120세임이 밝혀졌다. 현재 서식하고 있는 개체 중 일부는 16세기부터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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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위: 새날개갯지렁이 (300년)

새날개갯지렁이(Tube worm)는 심해의 차갑고 조용한 해저에 사는 무척추동물이다.

2017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멕시코만 해저에 서식하는 새날개갯지렁이의 일종(Escarpia laminata)은 평균 200년 생존하며, 장수하는 개체의 경우 300년까지 살 수 있다. 새날개갯지렁이는 사망률이 낮고, 포식자도 없어 장수 동물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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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위: 대양백합조개 (507년)

대양백합조개(Arctica islandica)는 북대서양 연안 지역에 서식하는 일반적인 식용 조개이며, 앞서 소개한 담수진주홍합보다 수명이 길다. 영국 웨일즈 국립 박물관에 따르면 2006년 아이슬란드 앞바다에서 발견된 개체는 507살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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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위: 해송 (4265년)

해송(black coral)은 각산호목 해송과에 딸린 산호로 바닷속 암반에 붙어산다. 폴립이라고 불리는 무척추동물 여러 개체의 골격이 모여 군체를 이룬 모습이 마치 나뭇가지처럼 보인다. 군체는 보통 2~3미터까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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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폴립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클론을 만들면서 성장하고 긴 시간에 걸쳐 골격을 성장시켜 나간다. 따라서 산호의 장수는 팀워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산호 전체를 하나의 생물로 본다면 평균 수명은 수백 년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에 하와이 연안에서 발견된 해송은 4265년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 3위: 유리해면류 (1만1000년)

해면동물은 원시적인 무척추동물의 일종으로 평균 수천 년을 살 수 있다. 그중에서도 유리해면류(Hexactinellid)의 일종(Monorhaphis chuni)은 1만 1000년을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노화 연구학회지'(Aging Research Review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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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위: 작은보호탑 해파리(이론적으로는 불로불사)

일반적인 해파리가 수명을 다하면 사멸하는 것과 달리 해파리 일종인 작은보호탑 해파리(Turritopsis Dohrnii)는 위기 상황에 빠지면 몸을 다시 재생시키는 불멸의 특성이 있다. 사고만 없다면 이론상 영원히 살 수 있어 인류가 이루지 못한 불로불사가 가능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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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가 부족하거나 외부 환경이 악화되면 우산 모양으로 몸을 뒤집고 촉수를 몸 안으로 모두 넣어 세포 덩어리로 만든다. 내부에서 다시 세포가 형성되고 어린 해파리로 되돌아가 다시 성장을 시작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불과 48시간 만에 이루어진다. 

다만 크기가 약 4.5㎜로 작고 포식 등의 요인으로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환경에서 불로불사를 실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 1위: 히드라 (이론적으로는 불로불사)

히드라(Hydra)는 담수에 서식하는 무척추동물이다. 촉수의 외피 세포 속에 4종류의 자포가 있고 각각 독침이 들어있어 촉수를 이용해 물벼룩 등을 잡아먹는다. 히드라도 작은보호탑 해파리와 마찬가지로 이론적으로는 불로불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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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작은보호탑 해파리와는 달리 전신 대부분이 줄기세포로 구성된 히드라는 세월을 거듭해도 노화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 자연환경에서 포식 등으로 죽을 수 있지만 외부 위협이 없는 환경이라면 말 그대로 '불사신(不死身)'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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