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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교육열이 높은 인도에서는 대입 시험과 국가시험 등에서 부정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 라자스탄주에서 시험 부정행위를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광범위하게 인터넷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교사임용 고시 '컨닝' 막기 위해 인터넷 접속 차단  

인터넷 차단 목적은 라자스탄 교원자격시험(REET)에서 컨닝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보도에 따르면 REET는 9월 26일(일)에 치러졌으며 160만명이 응시했다. 

REET 실시는 2년만으로 150만명 이상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돼 부정행위 방지 대책으로 인터넷 차단을 사전에 계획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 등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라자스탄 주정부는 지역 내 5개 지구에서 2021년 9월 26일 6시부터 18시까지 인터넷 서비스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메시지·앱·소셜 미디어 사용이 차단됐지만, 음성통화 및 유선인터넷은 사용이 가능했다. 

IT 뉴스 사이트 더 레지스터(The Register)는 인터넷 차단으로 인한 영향을 받은 사람은 대략 850만 명 정도라고 전했다.  

삼약 자인(Samyak Jain) 기자는 인터넷이 차단된 지역에서 받은 "일시적으로 인터넷 서비스가 차단되었다"는 메시지를 공개하고 "인터넷을 차단하지 않으면 컨닝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은 관리에 실패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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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자유법률센터(Software Freedom Law Center, SFLC)는 이번 결정에 대해 "인터넷 차단은 교육·보건·복지 제도 등에 영향을 미쳐 경제적 손실의 원인이 된다"며 "팬데믹 시기에 인터넷을 차단하면 인터넷에 의존해 공부하거나 일을 하는 시민을 무력화시킨다"고 항의했다.

한편, "라자스탄에서 국가시험이나 주(州) 시험이 있을 때 자주 있는 일이다. 모두 알고 있고 익숙하다. 인터넷 차단 전날에 메시지를 받고 있다"는 코멘트를 남긴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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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인터넷 무기한 차단으로 시민 통제 

인도에서는 이 외에도 카슈미르 등에서 '치안 목적'을 내세우며 1년 넘게 인터넷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최북단 카슈미르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인도는 이 지역을 놓고 파키스탄과 무력충돌을 벌인 후 2019년 8월 이후 잠무-카슈미르주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핸드폰·인터넷 통신망 폐쇄 등 계엄령에 가까운 주민 통제령을 내린 바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코로나와는 상관없는 인터넷과 전화까지 최장기간 차단하면서 불만이 높아져 9월에도 경찰과 시위대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인도 정부는 이전에도 시민권법 개정안(CAA) 반대 시위가 거세지자 뉴델리 일부 지역·서벵골주·아삼주 전체·우타르프라데시주 알리가르시의 전화망과 인터넷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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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자유 추적 단체인 ‘엑세스 나우’에 따르면 인도는 인터넷 셧다운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가 앞으로도 정치적·종교적 이유로 인터넷 통신을 제한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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