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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올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의 접종 시기 중복을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이 두 가지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의 부작용 및 효과 등 조사한 결과를 국제 의학전문지 '란셋(The Lancet)'에 공개했다. 논문은 아직 심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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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2021년 4월~6월 사이 영국 12개소에서 접종을 받은 67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모든 실험 참여자는 코로나19 1차 백신 접종(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을 완료한 상태였다. 

조사기간 동안 실험 참여자는 코로나19 2차 백신 접종을 받았다. 이 때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를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과 동시에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B그룹에는 독감 백신이 아닌 위약 주사를 투여했다. 

또 백신과 독감 주사는 같은 날 다른 팔에 접종했으며, 투여한 독감 백신은 총 3종류였다.

관찰 결과, 발열·통증·피로감 등의 부작용은 '경증~중등도'로 나타나 동시에 접종해도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2종의 백신을 동시에 접종한 경우와 개별적으로 접종한 경우를 비교해도 효과에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접종 사이에 14일의 간격을 둘 것을 권장했지만, 현재는 내용을 개정해 "동시 접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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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역시 같은 날 두가지 백신을 맞아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자료가 많이 축적돼 타 백신과의 접종 간격을 제한할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접종 간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2020년은 코로나19 감염 대책이 독감에도 효과를 발휘해 발병 사례가 예년에 비해 적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방역 대책이 완화되고 위드코로나 정책도 구체화되고 있어 독감이 폭발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선 작년 감소했던 독감 발병이 오히려 한층 강력한 유행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 감염증학회는 "지난 시즌은 독감에 걸린 사람이 소수였기 때문에 사회 전체의 집단 면역이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그 상태에서 해외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오히려 더 큰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독감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전례 없는 '트윈데믹'이 온다면 의료 시스템에 과도한 부담이 걸리고, 증상만으로는 환자 구별이 어려워 방역체계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현재 CDC는 생후 6개월 이상부터 성인까지,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한 모든 국민이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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