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년 전 '럭셔리' 화장실 추정 유물 발굴..."특권층 사치품"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Israel Antiquities Authority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화려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끄는 화장실이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권력의 상징이자 특권층의 사치품이었던 고대의 개인 화장실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진행된 고대 유적 발굴 조사에서 약 2700년 전 화장실로 보이는 유적이 발굴됐습니다. 

이스라엘 문화재청(Israel Antiquities Authority) 소속 발굴 연구팀은 최근 "화장실로 보이는 공간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장실은 앉는 형태의 변기와 깊게 판 정화조, 방향제를 넣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도기 등도 함께 발굴돼 왕족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래는 발굴 책임자이자 고고학자인 야코프 빌리그(Yaakov Billig) 박사가 이번 발굴과 관련해 해설하는 동영상입니다.

발굴 조사가 이루어진 지역은 영국 점령 시대 장관 거처가 위치했던 아르몬 하나치브(Armon Hanatziv)에 위치해 있습니다. 발굴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관광청과 여러 지자체의 지원으로 2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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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예루살렘의 성지 템플마운트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이곳이 약 2700년 전 유다 왕국 시대에 왕족이 사용한 궁전의 하나였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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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토된 궁전 유물의 모습인데요. 난간의 기둥 부재 혹은 기둥 장식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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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런 식으로 기둥을 장식하는데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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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특히 희귀하다고 평가한 것은 단연 화장실입니다. 실제로 출토된 화장실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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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바닥 면적 약 1.5m×2m의 직사각형 공간으로 중앙에 구멍이 뚫린 석회암 변기는 매끄럽게 다듬어져 위에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놀랍게도 하층부에는 배설물을 저장할 수 있는 깊은 공간(정화조)이 마련되어 있고 칸막이와 변기 주위에 좋은 향이 나는 오일 등 방향제를 넣었을 것으로 보이는 용기도 30~40개나 출토됐습니다. 

이 외에도 화장실 근처에서 석축과 기둥, 관상용 나무 ·과일 나수·수생 식물 등의 흔적도 나왔습니다. 주변에 대규모 정원이 존재했을 증거로 추정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다 왕국 시대 개인 화장실은 매우 드문 것이었고 극히 한정된 부유한 특권층만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의 빌리그 박사는 "개인 화장실은 고대에서 매우 드물었고 현재까지 발견된 사례도 몇 건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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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왕국 시대 이후 1000년 후에 등장한 유대교 경전 '미슈나'에는 저명한 성직자가 발언한 "부자의 정의는 자신의 책상 옆에 화장실을 갖는 것"이라는 문장이 존재할 정도로 오랜 시간에 걸쳐 개인 화장실은 사치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한편 정화조 아래에는 대량의 도자기와 동물 뼈 등도 발견돼, 연구팀은 당시 생활 방식과 식생활, 질병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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