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Thomas Pesquet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유럽우주국(ESA) 소속우주비행사 토마스 페스케(Thomas Pesquet)가 공개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유럽 상공을 촬영한 사진'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신비로운 빛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아래는 토마스 페스케가 2021년 10월 8일 촬영해 실제로 트위터에 업로드한 사진입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Thomas Pesquet(Twitter)

이와 같은 빛은 사실 2015년 우주 비행사 안드레아스 모겐센(Andreas Mogensen)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동영상으로 촬영한 바 있습니다. 

이 푸른 빛은 '상층대기 번개 (Upper-atmospheric lightning)'라는 현상에 의한 것입니다. 상층대기 번개는 일반적인 번개나 폭풍 구름이 발생하는 장소보다 훨씬 위쪽에서 방전이 발생하는 것으로 매우 짧은 번개를 말합니다. 

대류권의 일반 번개와는 다른 성질이 많아 번개라는 말 대신 순간 야광(transient luminous event; TLE) 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빛과 발생 장소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가령 성층권에서 발생하는 '블루 제트(Blue Jet)'라는 현상은 본래 아래로 떨어지기 마련인 번개가 위쪽으로 구름을 뚫고 발생하며, 대기 중 질소를 이온화하여 푸른 빛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2017년 7월 하와이 마우나케아산에 있는 제미니천문대에서 촬영한 블루 제트의 모습입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제미니천문대

또 성층권보다 높은 중간권에는 주변 질소와 상호작용하면서 붉은색 빛을 띈 '스프라이트(Sprite)'로 불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

2020년 7월 2일 맥도날드 천문대에서 스티븐 험멜(Stephen Hummel)이 촬영한 레드 스프라이트 현상입니다. 매우 선명한 모습입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맥도날드 천문대(Stephen Hummel)

블루 제트와 레드 스프라이트가 발생할 때는 '엘브스(Elves)'라는 직경 수백 km의 거대한 도넛 모양의 발광 현상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유럽우주기구(ESA)

토마스 페스케는 본인이 촬영한 푸른 빛 뒤에 나타난 레드 스프라이트 현상도 사진공유 플랫폼 '플리커(flickr)'에 공개했습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Thomas Pesquet(flickr)

이러한 상층대기 번개는 지구뿐만 아니라 목성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2020년 10월 NASA의 목성 탐사선인 주노(Juno)가 자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SA(JunoCam)

상층대기 번개는 그 밖에도 ▲트롤(TROLL/Transient Red Optical Luminous Lineaments) ▲픽시스(Pixies) ▲고스트(GHOSTS) 등 다양한 발광 현상이 확인됩니다.  

이번에 토마스 페스케가 촬영한 푸른 빛은 어떤 현상이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 Alert)는 "번개가 블루 제트 정도로 상단을 뚫지 못했을 때 성층권 하부에서 볼 수 있는 '블루 스타터' 현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상층대기 번개는 몇 밀리 초~몇 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나타나고, 높은 고도에서 뇌운 뒤에 숨기 때문에 이러한 사진은 매우 희귀하고 가치가 있습니다.  

토마스 페스케는 "국제우주정거장은 뇌우가 많은 적도 위를 비행하기 때문에, 상층대기 번개 관측에 매우 적합하다"며 "과학자들은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스프라이트 등의 발광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이것이 실재하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