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상용화’ 떠들더니 ‘툭’ 하면 ‘먹통’…탈(脫) KT 움직임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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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인터넷이 먹통이 돼서 전 직원이 점심도 못 먹고 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 전체가 인터넷 장애로 일찍 퇴근하기는 입사 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라디오 방송 인터넷 사연 中)

모 방송 가요 프로에 올라온 인터넷 사연입니다. 진행자가 “무슨 일이 있느냐? 왜 이렇게 일찍 퇴근하냐?”는 질문에 게시자는 “회사 인터넷이 KT를 사용하는데 오류가 생겨서 1시간 째 인터넷이 불통이다 보니 업무가 어려워 퇴근을 하게 됐다.”고 재차 답변했습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25일 월요일 오전 11시. 전국의 KT 가입 국민은 멈춰버린 자신의 PC나 모바일을 주시하며 인터넷이 연결되기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어떤 이는 인터넷 공유기에 문제가 있는지 ‘껐다 켰다’를 반복했고 또 어떤 이는 KT 고객 센터에 전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고작 80여분 사이 인터넷이라는 기술에 사회, 경제, 교육, 금융 등 모든 것이 맞춰진 시스템이 붕괴하는 착각에 빠졌습니다.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인 11시 점심 손님을 맞이한 식당 업주들 역시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이 갑자기 끊기면서 카드단말기를 사용할 수 없으니 혼란스러웠습니다.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요구하니 손님들의 짜증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습니다. 인터넷이 안되니까 이렇게 정신없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여의도 소재 식당 업주)

지난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선언하며 ‘통신 강국 코리아’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린 KT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 장애 사태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말합니다. “도대체 몇 번째인가? 이렇게 관리가 안되는데 어떻게 국민이 KT를 믿고 유 무선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개탄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언’ 타이틀이 부끄러워질 만큼 KT는 현재 대한민국 최대 밉상 통신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과거 이석채·황창규 등 전임 수장들의 빗나간 일탈 행위로 사회적 공분의 중심에 서 있고 여기에 ‘툭’하면 ‘먹통’ 사고가 반복되면서 KT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KT는 이날 발생한 통신 장애 원인을 “대규모 디도스(DDoS) 공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라우팅 오류가 생기면서 전국 각지의 인터넷 연결 장애가 발생했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달라진 입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KT와 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통신 기업이 80분간 전국을 마비시킨 통신 장애 원인을 놓고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자체를 말입니다.

KT 홍보팀 관계자는 <데일리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초 디도스 공격에 따른 네트워크 장애 가능성을 열어두고 면밀하게 원인을 찾고 있던 중 최종적으로 라우팅 오류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대규모 디도스 공격에 따른 네트워크 장애일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디도스 신고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안을 모르기 때문에 확인 후 답변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80분간 지속된 통신 장애로 기업과 병원, 학교, 그리고 KT 가입 국민 개개인들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향후 보상 문제는 어떻게 이뤄질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선 피해 대상에 대한 피해 규모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보상 규모를 따져보고 난 이후 보상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KT는 왜 처음에는 라우팅 오류에 따른 통신 장애가 아닌 디도스 공격이라고 밝혔을까요? 정보통신 관련 전문가들은 ”KT가 처음부터 라우팅 오류라고 인정할 경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T 브랜드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게 되고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문책과 경찰 조사 등이 두려웠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밝혀진 ‘라우팅 오류’의 경우 KT 내부에서 라우터를 관리하는 직원들의 실수 때문에 이 엄청난 재앙과 같은 장애가 발생한 것인데 이는 KT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치명적일 수 있는 사고입니다. 관리 감독 부처의 문책은 물론 막대한 손실에 대한 보상 문제가 겹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KT 새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라우팅 오류일 경우 휴면에러(사람의 실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내부 직원들의 의견“이라고 밝힌 만큼 KT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디도스 공격’에서 ‘라우팅 오류’로 입장을 선회한 KT의 통신 장애 여파로 ‘멈춰버린 80분’의 최대 피해자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됐습니다. 이렇게 영문도 모른 채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을 때 KT의 수장인 구현모 대표는 온라인으로 기자 간담회를 통해 KT가 개발한 ‘AI 비서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며 새로운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구 대표는 ”삶처럼 대화하는 AI기술로 ‘AI 비즈니스’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연간 3조 원 규모 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AI가 일상이 되는 미래생활을 앞당긴다는 계획을 밝히며 AI 비서 기술이 가져다 줄 막대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며 화려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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