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캐나다 맥길 대학 연구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진핵생물이 탄생하지 않았던 25억년 전 지각에서 형성된 광물에서 초기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됐다. 

연구를 통해 이 초기 생명체는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아노박테리아는 남조류(blue-green algae))라고도 하며, 단세포 원시 조류로서 세포 안에 핵과 액포가 없고 남조녹말이라는 글리코겐 모양의 물질을 생성·저장한다.

남조류는 선캄브리아기에 유리산소를 생성하여 산소적 환경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 31억 년 전의 온페르바히트(Onverwacht) 층에서 남조화석이 발견된 바 있으며, 19억 년 전 캐나다의 건플린트(Gunflint) 층에서 남조식물의 이질세포와 아키네이트(akinete)가 나왔다.

루비가 함유된 암석에서 고대 생명체 흔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화학지질(Chemical Geology)'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hemical G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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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맥길 대학 지질학자인 빈센트 힌스버그(Vincent Hinsberg)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광물의 형성 과정을 연구해왔다. 연구팀은 루비의 지질학적 기원을 탐구하던 중 그린란드에서 25억 년 전에 형성된 루비를 발견했고, 루비 안에서 탄소로 이루어진 광물인 흑연(graphite) 잔류물을 찾았다.

탄소 형태의 잔류물은 생물학적 기원, 즉 지구에 다세포 생물이 출현하기 전 고대 미생물의 잔해로 추정된다.  

모든 광물과 마찬가지로 루비는 순도와 투명도가 다양하다. 형성 과정에서 불순물을 흡수할 수 있다. 이 경우 보석으로는 부적합하겠지만, 놀라운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루비 형성 과정에서 생긴 불순물인 흑연이 고대부터 보존된 어떤 생명체의 흔적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흑연은 유기물 변화로 생겼을 가능성도 있지만, 광물 등 무기물에서 생길 수도 있어 탄소 동위원소 조사로 화학 조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루비에서 발견된 흑연이 유기물 유래라는 것을 확인했다. 광물 연대와 탄소 화학 조성을 통해 드러난 풍부한 탄소-12의 양을 기반으로 '시아노박테리아'와 같은 고대 미생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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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흑연의 존재는 광석 형성을 억제하는 이산화규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했을 유체가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는 흑연이 광물 형성 과정에서 루비가 커지는 데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주변 암석의 화학 조성을 바꿨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단서로 이어진다.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 야킴츄크(Chris Yakymchuk) 교수는 "루비 내부에 존재하는 흑연은 정말 독특하다. 루비를 포함한 광물에서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흑연을 통해 루비 형성 과정에 대한 보다 많은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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