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연구를 통해 고대 화석의 발견이 늘어도 인류가 원숭이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좀처럼 해명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에서 발견된 인류 진화의 열쇠가 될 발자국 화석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2017년 그리스 남부 크레타섬에서 50개가 넘는 발자국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이 발자국은 약 570만년 전 인간과(科)에 가까운 생물이 남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독일 에버하르트 카를 튀빙겐대학 연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크레타섬에서 발견된 발자국은 605만년 전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호모 사피엔스 가운데 가장 오래된 화석은 약 30만년 전이며, 네안델타르인은 약 43만년 전의 화석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1974년에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루시(Lucy)'는 약 300만년 전의 화석으로 알려져 있어, 크레타섬 발자국의 주인은 훨씬 오래된 조상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72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초기인류 '그래코피테쿠스 프레이베르기(Graecopithecus freybergi)'의 어금니 화석에 주목해, 크레타섬의 발자국과 그래코피테쿠스 프레이베르기의 관련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 치아 화석은 2017년에 유럽에서 발견된 것으로 조사 결과, 침팬지와는 다른 고대 인류로 밝혀졌다. 이에 일부 학자들은 이 화석이 침팬지와 인류의 기원 사이를 연결하는 '잃어버린 고리'일 것으로 주장해 왔다.
연구팀 일원인 마들렌 뵈메(Madelaine Böhme)는 "크레타섬 발자국에는 인간과 고유의 특징이 포함돼 있다. 나무에 매달려 있던 인류가 오랜 시간 직립보행을 하기 위해서는 발의 형태도 진화했을 것이다. 발자국을 통해 어디까지 진화가 이루어졌는지 분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발에는 지구(指球)가 존재하며 외반모지(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쪽으로 기울어져, 관절이 안쪽으로 구부러진 현상)이 보인다. 둘째 발가락부터 넷째 발가락까지 서서히 짧아지는 것도 인간과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반면 발 안쪽의 아치가 없고 발바닥이 짧으며, 구근 형태가 아닌 발뒤꿈치 모양 등은 영장류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현재는 "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설이 학계의 주류지만, 이번 발자국 화석은 그리스에서 발견된 것으로 초기 인류가 유라시아 대륙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 25억 년 전 루비에서 발견된 고대 생명체 흔적
- 공룡 화석에서 DNA 추정 물질 발견...유전정보 복원 가능성도
- '미지의 인류' 화석 발견....현생 인류와 교류 가능성
- 티라노사우루스, 멸종 전까지 총 25억 마리 서식
- 개는 사람의 말을 얼마나 알아들을까?
- 알에서 부화하기 직전의 공룡 화석 발견
- 매머드, 약 5천년 전까지 인간과 공존 가능성
- 침팬지, 상처 치료를 위해 '벌레'를 약처럼 사용
- 야생 원숭이에서 답을 찾은 "인간이 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 침팬지, 390개에 달하는 다양한 구문으로 의사소통
- '공룡 VS 포유류' 사투 기록한 희귀 화석....승자는 포유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