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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기존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은 호흡기뿐만 아니라 뇌와 눈에도 영향을 미치며, 지능 저하와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는 사실 등이 빍혀졌다. 

쥐를 대기오염에 노출시키는 실험으로 초미세먼지(PM2.5)를 흡입하면 생식기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새롭게 보고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보건 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대기오염이 불임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는 발표됐지만, 대기오염이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은 정확하게 규명되지 못했다. 쥐를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시켜도 정자가 감소하는 케이스와 감소하지 않는 케이스가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메릴랜드 대학 의학부 제캉 잉(Zekang Ying) 교수 연구팀은 "고환의 기능은 뇌에 의해 조절된다"는 점에 주목해, 대기 오염에 노출된 쥐의 뇌를 조사했다. 

아래는 대기오염에 노출된 쥐의 시상하부를 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여과된 공기를 흡입한 쥐의 뇌(왼쪽)에 비해 오염된 공기를 흡인한 쥐의 뇌(오른쪽)에는 녹색으로 표시된 염증 물질이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대기오염으로 뇌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한 연구팀은 다음으로 일반 쥐와 염증 물질인 IKK2를 제거한 쥐를 대기오염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일반 쥐는 정자 수가 감소한 반면, IKK2가 결핍된 쥐는 정자 수가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에 노출된 일반 쥐의 시상하부에 염증이 발생해 정자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잉 교수는 "시상하부는 뇌와 생식기를 연결하는 중요한 경로다.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염증이 정자의 감소와 관계가 있다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추론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실험은 쥐를 이용한 것으로 사람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논문에서 "대기오염에 노출된 정자의 감소에 시상하부 염증이 관여한다는 가설을 강하게 지지하는 실험 결과"라며 "이는 초미세먼지에 대한 공중위생상의 우려와 메커니즘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향후 불임 치료 연구 및 대기 오염으로 인한 시상하부 염증이 심장이나 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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