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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축구 경기를 관전하다 보면 '헤딩'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헤딩은 뇌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으며, 어린이의 헤딩을 금지하고 있는 지역도 존재한다. 

헤딩과 인지 기능의 관계가 영국에서 진행된 연구로 새롭게 밝혀졌다. 

전 잉글랜드 대표 축구 선수인 제프 아스틀은 은퇴 후 치매에 걸렸고 5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부검의는  사인으로 헤딩 반복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헤딩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지적되면서 영국에서는 프로 축구 선수에게 '강한 부하가 걸리는 헤딩 연습'을 일주일에 10회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정되었으며, 11세 이하의 아이에게 헤딩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한다는 규칙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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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9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축구선수 출신 스코틀랜드인 남성이 신경변성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일반 남성보다 약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1년의 연구에 따르면 헤딩을 자주 하는 포지션을 담당한 선수일수록 신경변성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이러한 연구는 사망한 전 축구 선수들의 정보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 대학과 독일 킬대학 공동 연구팀은 "축구는 전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로, 이에 따른 위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아있는 실험 대상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면 사망한 축구 선수 대상의 연구보다 상세한 정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전 축구 선수를 대상으로 헤딩과 인지 기능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68세의 전 축구 선수 60명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 등에 이용되는 인지 기능 검사 TYM(Test Your Memory)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포지션 ▲선수 경력 ▲트레이닝 체제 ▲두부 외상 유무 ▲경기 및 훈련에서 실시한 평균 헤딩 횟수 등을 종합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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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총 헤딩 횟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TYM 점수가 낮게 나타났으며, 또 헤딩 10만회 당 TYM 점수가 3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TYM에서 3포인트의 점수차는 인지 능력 저하를 나타내기에 충분하다. 프로 축구선수의 총 헤딩 회수는 수십만회에 이르기 때문에, 10만회도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 대해 "우리가 아는 한 본 연구는 은퇴한 프로 축구 선수의 헤딩과 인지 장애와의 관련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한 최초의 연구다. 인지장애는 치매 발병의 징후"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훈련 중 헤딩 횟수를 제한하고 앞으로도 헤딩이 플레이어에게 미치는 영향과 영향을 완화하는 방법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신경심리학 저널'(Journal of Neuropsych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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