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공격적 행보....전문가는 회의적 반응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Meta Platforms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인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 플랫폼(Meta Platforms Inc)으로 변경하고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창립 17년만에 사명을 바꾼 메타의 첫 도전 사업은 오프라인 매장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메타버스 하드웨어 단말 개발과 보급에도 한층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 등이 사내 문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우선 미국 캘리포니아주 벌링게임시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벌링게임시는 '메타버스'를 개발하고 있는 메타의 '리얼리티랩' 연구소가 있는 도시다. 

지금까지 선보인 ▲가상현실(VR)용 헤드셋인 오큘러스 퀘스트(Oculus Quest)▲화상회의 단말인 포털(Portal)▲스마트 글래스인 레이벤 스토리즈(Ray-Ban Stories) 등의 하드웨어를 전시·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저커버그 '메타버스가 다음 프론티어'

메타는 차세대 SNS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메타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사업 부문을 새롭게 마련했으며, 8월에는 VR 헤드셋 기반으로 다른 장소에 있는 이용자끼리 가상공간 내에서 아바타로 회의를 할 수 있는 호라이즌 워크룸(Horizon Workrooms) 테스트 버전을 선보였다.

또 9월에는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5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으며, 10월에는 메타버스 내 콘텐츠 등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지원을 위한 1000만 달러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Meta Platforms

사명 변경을 발표한 날 마크 저커버그 CEO는 "메타버스가 다음 프론티어"라며 "현재와 미래의 사업을 반영할 수 있는 회사명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4분부터 SNS 등 기존 사업은 '패밀리 오브 업스', 메타버스 관련 사업은 '리얼리티 랩'으로 실적을 공개한다. 티커 심볼도 12월 1일 'FB'에서 'MVRS'로 변경한다.

◆ "메타버스는 틈새 시장"..위기 돌파 가능할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카네기멜론대 테퍼경영대학원 팀 더뎅거 교수는 "메타가 본격적인 메타버스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5~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현재 메타가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는 2000년대 초반에 일시적으로 유행한 컴퓨터 게임 '세컨드 라이프'와 같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당시와 비교해 몰입감은 다소 높아지겠지만, 아마 '세컨드 라이프의 제2탄'에 그칠 것이다. VR용 단말기 '오큘러스 퀘스트2'는 일정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VR은 여전히 ​​취미 수준의 일부를 위한 틈새시장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전직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도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메타버스에서 탁월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전 구글 CEO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wikipedia

한편, 25일 발표한 3분기 결산에 따르면 페이스북(사명 변경 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한 290억달러(약 33조8천억원), 순이익은 17% 증가한 91억 9400만 ​​달러(약 10조7천억원)였다. 주력 사업인 인터넷 광고는 늘었지만, 매출 증가율은 2분기 56%에서 둔화됐다. 매출 증가율 역시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셰릴 샌드버그 COO는 결산 설명회에서 "애플의 규제가 없었다면 매출은 더 늘어났을 것이다. 페이스북과 우리의 광고주는 앞으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뉴욕타임즈는 "저커버그 CEO의 목적은 애플과 구글의 앱 스토어에 의존하지 않는 플랫폼"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회사가 처한 유례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 나왔다. 일각에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내부 유출 문건 '페이스북 페이퍼'로부터 세간의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한다. 

페이스북 전 직원인 프랜시스 하우겐의 고발로 세상에 알려진 해당 문건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전세계에 미친 해롭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내부 경고를 어떻게 얼마나 무시했는지를 담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이 아닌 고객 프라이버시 보호와 신뢰 속에서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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