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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러시아가 사전에 알리지 않고 미사일을 사용한 자국 위성 격추 실험을 단행하자 미국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위성 파편은 15일(현지시간) 국제우주거장(ISS) 근처를 통과했다. 이에 해당 시간 취침 중이던 우주비행사들이 연결된 우주선 안으로 대피해야 했고, 복수의 모듈로 연결된 ISS 출입구도 일시적으로 모두 폐쇄했다.

현재 ISS에는 7명이 있고 심지어 2명은 러시아 소속이다. 다행히 ISS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우주비행사들 모두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성명에서 "러시아가 미사일을 사용한 인공위성 요격 실험을 실시했다"며 "대량의 우주 쓰레기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주비행사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실험"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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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역시 크게 반발했다. 이날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번 사건에 분노했다"며 "인간의 우주탐사가 시작된 오랜 역사 동안 러시아가 미국인과 ISS에 있는 타국의 우주비행사, 심지어 자국의 우주비행사마저 위험에 빠지게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한 일"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그들의 행동은 무모하고 위험했으며, 중국 우주정거장과 우주비행사까지 위험하게 만든 상황"이라며 "각국은 미사일 요격 실험 등으로 인한 파편 발생을 방지하고 안전한 우주 환경을 조성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이어 영국도 날을 세웠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가 자행한 파괴적인 위성 미사일 실험은 우주 안보·안전·지속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우주 파편은 위성과 우주선 궤도에 남아 향후 수년간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남겼다. 

요격 미사일의 정확한 발사 시간과 격추 대상 위성 등 상세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러시아 측의 공식적인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과 12월에도 유사한 미사일 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러시아가 두 명의 자국 우주비행사가 있고 막대한 자금이 투자된 스테이션을 위협할 수 있는 실험을 강행한 이유는 현 시점에서 불투명하다. 타스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 연방우주국이 16일(현지시간) NASA와 해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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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10월 스푸트니크 1호의 발사 이후 수많은 인공위성이 우주로 향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미 ▲미작동 인공위성 ▲로켓 본체나 로켓에서 분리된 페어링과 부스터 ▲부서진 우주선 파편 등 수많은 우주 쓰레기가 생겨났다.

NASA는 러시아의 요격 실험으로 1500개 이상의 예측 가능한 궤도를 가진 파편들과 수만 개의 작은 파편 등의 잔해가 새롭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앞으로도 잔해 움직임을 추적 감시할 방침이라고 NASA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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