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양질의 수면은 신체의 피로회복과 정신건강 향상뿐 아니라, 심장 질환과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면 인지기능 저하나 알츠하이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팀이 "수면 시간이 너무 길어도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잠을 많이 잘수록 건강에 좋다고 한정할 수는 없다"는 연구 결과를 새롭게 발표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브레인(BRAIN)'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RAIN(2021)

연구팀은 평균 연령 70대 중반~후반의 고령자 100명을 대상으로 4~5년간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시점에서 100명 중 88명은 치매(인지증) 징후를 보이지 않았고 12명은 치매 징후를 보였다. 

연구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인지기능 감소와 치매 징후 조사를 위해 인지기능 테스트와 신경 심리학 테스트를 받았다. 결과는 복합적인 인지기능 척도인 PACC(Preclinical Alzheimer Cognitive Composite) 점수로 기록됐는데, PACC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이 높다는 의미다.

수면은 잠을 잘 때 이마에 착용하는 뇌파계를 사용해 4~6일에 걸쳐 측정했다. 뇌파 측정으로 뇌 활동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수면 유무(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나이와 유전, 치매와 관련된 아밀로이드β와 타우단백질 유무 등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도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수면 시간이 4.5시간 미만 및 6.5시간 이상인 경우 시간 경과에 따라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흥미롭게도, 수면 시간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인지기능 저하의 최대의 위험 요인인 '연령'의 영향과 같았다. 

기존 연구를 통해 건강에 가장 좋은 수면 시간은 '7~8시간'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는 인지기능을 유지하기에 적합한 수면 시간은 '4.5~6.5시간'이라는 새로운 결과를 제시한다.

한편, 수면 부족도 인지기능의 저하로 이어진다. 2017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불면증이나 낮 동안 과도한 졸음과 같은 수면 장애를 보고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Sleep Medicine Reviews(2017)

또 2013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의 뇌는 알츠하이머 환자와 마찬가지로 아밀로이드β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수면 부족이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지만, 수면은 낮에 축적된 유해한 단백질을 뇌에서 배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다. 

이들 단백질 중 일부는 아밀로이드 β와 타우 단백질과 같은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잠이 부족하면 뇌가 이러한 단백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2018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단 하루의 수면 부족이라도 일시적으로 아밀로이드β 농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NAS(2018)

앞선 연구에서도 수면 과다와 인지기능 사이의 연관성은 알려졌지만, 수면 시간을 참여자가 직접 기록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뇌파를 통한 뇌 활동 측정보다 데이터 정확도가 낮았다. 워싱턴 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