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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공식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81년생 나입 부켈레(Nayib Bukele)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동부 해안도시 라우니온에 ‘비트코인 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도시는 주택과 상업 시설, 공항과 철도 서비스를 갖춘 대도시로 모든 경제 활동이 비트코인으로 이루어진다. 또 부가가치세(VAT) 이외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며, 주변 화산 근처에 지열 발전소를 세워 비트코인 채굴과 도시 전력 확보에 사용할 예정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 같은 계획을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중남미 비트코인·블록체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설명했다. 

엘살바로드 정부는 도시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 187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은 비트코인 채굴 및 도시 에너지 구축에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비트코인 구입에 사용한다. 

도시 건설은 블록체인 기술개발기업인 블록스트림(Blockstream)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블록스트림의 샘슨 모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자사의 ‘리퀴드 네트워크’를 통해 내년부터 10억달러 규모의 만기 10년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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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은 가상자산 시황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도시 건설 착공이 2022년이고 추진 중인 비트코인 채권 역시 구상단계이다. 여기에 엘살바도르의 국내총생산(GDP)은 246억 달러로 세계 96위 수준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엘살바도르는 달러 중심의 국제 경제에 편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만성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허덕이자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사용하는 등 적극적인 가상화폐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이 크고 제어가 어려우며 돈세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엘살바도르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월 비트코인을 공식통화로 인정할 당시에도 국민의 공감과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하면서 극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진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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