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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지난 17일 영국에서 발급된 비자카드 결제를 종료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에서 발급된 비자 신용카드는 2022년 1월 19일부터 결제가 중단된다. 

◆ 아마존, "비자 수수료 오르기만 해"...영국서 취급 중단 

아마존이 세계 1위 신용카드업체 비자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아마존은 '비자의 높은 온라인 거래 결제 수수료'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마존 홍보 담당자는 "카드결제 비용은 기술 진보에 따라 인하해야하지만 비자의 수수료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취급 정지 대상은 영국 내에서 발행된 비자 신용카드이며, 비자 직불카드와 마스터카드 등 타사 신용카드도 기존처럼 이용할 수 있다.

다급해진 비자는 "아마존이 소비자 선택을 제약하며 가하는 위협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면서도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아마존과의 협상 여지를 내비쳤다. 

로이터의 다른 기사에 따르면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이탈하면서 기존 EU의 카드결제 수수료 상한도 지킬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비자는 올해 초 가맹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는 1.5%, 직불카드는 1.15%의 추가 수수료 부과를 결정했다. 

아마존은 최근 싱가포르와 호주의 비자 수수료를 이유로 양국의 비자카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앞서 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클로거도 결제 수수료 문제로 비자카드 취급을 일시 정지했다. 2016년에는 월마트가 캐나다에서 비자와 수수료 협의에 실패해 20개 점포에서 6개월간 카드 사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매업계는 지금까지 높은 수수료를 대부분 용인해 왔다. 비자 등의 글로벌 브랜드가 가진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대한 대가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현금 지불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소매업체가 대형 카드업체와 갈등을 빚는 것은 판매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결제 수단 주도권 쟁탈전...신용카드 甲 시대 저무나?

그러나 유통공룡 아마존은 예외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영국 증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로라 호이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독자 결제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려 한다"며 "비자와 아마존의 치킨게임에서 이미 우위에 선 것은 아마존이다. 고객이 아마존의 자체 결제시스템 채택하든 비자가 수수료 인하에 나서든 둘 중 하나로 결론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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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마존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마스터 카드 등과 협상 중이며 미국에서도 비자와의 거래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도 마스터 카드와 제휴하고 있기 때문에 비자 거래 종료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WSJ은 보도했다. 

아마존이 글로벌 카드 결제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위한 선제공격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비자와의 갈등이 결제 서비스 업계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선 비자가 수수료를 인하하는 정도로 마무리될 상황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아마존 등 유통기업은 이용객이 구매금액을 추후에 결제할 수 있는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 이행으로 카드사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BNPL은 결제업체가 소비자 대신해 먼저 물품 대금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구매 후 일정 기간에 걸쳐 결제업체에 편의점이나 은행 송금 등으로 대금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후납입 방식 자체는 신용카드와 유사하지만, 카드 발급 없이 앱만 다운로드하면 이용할 수 있어 최근 MZ 세대들을 공략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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