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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체내에서 인슐린을 생성할 수 없는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투여나 정기적인 혈당치 측정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2018년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도 30세 이상 성인의 11.9%에 해당하는 320만 명의 당뇨병 환자가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혈당치 측정이나 인슐린 투여를 자동으로 실시하는 인공 췌장이 상용화되면서 당뇨병 환자의 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혈당치 변동에 따라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치를 적절한 범위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들 수 없거나 생성량이 적기 때문에 인위적인 수단으로 인슐린을 보충해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처음으로 인슐린을 투여한 것은 1922년이며 그 후 수십년간 '주사'가 인슐린 투여의 주요한 방법이었습니다. 또 당시에는 혈당치를 측정하는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소변에 포함된 당분을 검사해 '혈당치가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매번 확인해야 했습니다. 

1970년대에 휴대가 가능한 크기의 혈당치 검사키트가 개발됐고 1980년대에는 폭넓게 활용되었습니다. 또 1970년대에는 냉장고 사이즈의 인공 췌장 '바이오스테이터(Biostator)'가 개발돼, 혈당치에 따른 인슐린 투여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스테이터는 크기가 너무 크고 인슐린을 정맥으로 주입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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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투여 방법에 관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1970년대 후반 세그웨이(Segway) 개발자로 알려진 딘 케이멘(Dean Kamen)이 비교적 소형의 주입 펌프 '오토시링(AutoSyringe)'을 개발했습니다. 

1999년에는 의료 장비 및 기기 제조사인 메드트로닉(Medtronic)이 피부에 삽입하는 타입의 혈당측정기를 개발했습니다. 이후에도 실시간 혈당측정기의 개발은 꾸준히 이루어져 정밀도도 해마다 향상되고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한 췌장의 재현'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 인공 췌장의 개발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 혈당은 식사·운동·건강 등의 요인에 의해 복잡하게 변화
▲ 인슐린을 외부에서 투여한 경우 혈당이 떨어질 때까지 40분~60분의 시간이 필요
▲ 인슐린이 미치는 효과는 사람에 따라 다르며, 같은 사람도 투여 타이밍에 따라 효과가 상이
▲ 최첨단 혈당측정기라도 몇 시간 동안 측정값이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 
▲ 활동이 많은 젊은층부터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까지 다양한 생활 스타일에 대한 대응 필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슐린 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알고리즘과 혈당치를 낮추는 인슐린에 더해 혈당을 올려주는 호르몬인 글루카곤(glucagon)을 사용하는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주로 동물실험으로 효과를 평가했지만, 2007년 인공 췌장 개발 프로젝트를 이끄는 보리스 코바체프(Boris Kovatchev) 미국 버지니아 의대 교수 연구팀이 '300명의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개발해 연구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연구 고속화 속에서 2000년대 후반 노트북 계산으로 혈당치를 종일 측정해 적절한 양의 인슐린을 투여하는 인공 췌장이 등장했습니다. 

2011년 스마트폰 계산을 활용한 웹 기반 원격 관리를 지원하는 소형 인공 췌장이 등장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소형 인공 췌장 시스템 'MiniMed 670G'이 美FDA의 승인을 받아 최초로 상용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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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펌프와 지속혈당모니터를 탑재해 혈당치에 따라 인슐린 투여량을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이 상용화된 이후 인공 췌장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여러 임상과 연구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인체에 인공췌장을 삽입해 혈류에 직접 인슐린을 공급하는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술 진보와 다양한 인공 췌장 시스템 개발로 당뇨병 환자들의 삶은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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