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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예방접종을 망설이거나 거부하는 '백신기피'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전부터 WHO가 '세계적인 건강 위협' 톱10의 하나로 지정할 정도로 공중위생의 중대한 과제다.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 심리학 전문가가 호주 온라인 미디어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해설했다.

호주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 "백신 접종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 혹은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한 호주인은 불과 9%였다. 이에 당시 현지 언론은 "백신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의료 종사자를 비롯한 교사나 건설 노동자 등 폭넓은 직업에서 백신 접종이 의무화되고 있어, 앞서 언급한 앙케이트 결과만으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이 줄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또 호주에서는 예방접종을 마치지 않은 사람이 체육관·수영장·미용실·네일샵·펍·동물원·영화관·극장·미술관·갤러리 등에 출입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엄격한 제한 조치는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백신 접종자가 늘지 않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WHO는 백신 기피의 발생 원인 중 하나는 '현상에 대한 만족감'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1년 11월 기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세계 500만 명이 목숨을 잃은 상황에 만족감이란 표현이 모순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공포관리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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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관리이론이란, 죽음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려는 사람, "나는 뛰어나고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이론이다. 공포관리이론에 대해 검증한 164건의 논문을 메타분석한 2010년 연구에서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자유와 문화적·종교적 신념을 지키려는 '방어 반응(defense reaction)'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스로가 뛰어나다고 믿는 사람은 전문가 의견보다 본인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은 죽을수 있지만 본인은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특정 종교를 믿는 미국인의 55%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신이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줄이기 위해 자신의 특별함을 고집하게 되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예방접종의 중요성보다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기억하게 된다. 더 컨버세이션은 "사람들이 본인의 진정한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는 한, 예방접종 거부라는 공중보건상의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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