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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일반적으로 2∼3월경 합동 타격훈련 일환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례를 고려하면, 연초부터 2차례 연이어 진행한 점은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 오전 7시27분  탄도미사일 추정 1발 발사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11일 "우리 군은 오전 7시 27분경 북한이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이 사거리와 고도 등 추가정보에 대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 

현재 글라이더형과 기동식 재진입체(MARV)라는 2종의 탄두부 형태의 미사일 가운데 북한이 어느 쪽을 재시험했는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합참은 이어 "현재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발사는 5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밝힌 탄도미사일을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불과 엿새 만이며, 2차 발사인 11일은 탄도미사일 성능시험 목적으로 추가 발사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미사일 발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발사 당시 우리 군은 북한 측의 '극초음속 미사일' 주장에, 기술 수준이 미치지 못했다는 견해를 보였는데, 이를 의식한 행보일 가능성도 있다.

◆  유엔 안보리 회의 직후 보란 듯 도발 

이번 발사는 미국·유럽·일본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5일 발사 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직후에 이뤄졌다. 안보리 회의는 한국 시간 오전 5시께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비공개회의 진행중에 북한이 재차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대미·대남 경고성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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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가안보실장은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발사체 도발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는 정세 안정이 매우 중차대한 시기에 이뤄진 발사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북측의 후속 동향을 주시하면서 필요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다. 

◆  외신, 北탄도미사일 발사 소식 속보 타전   

NHK와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전 7시29분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관저 대책실에는 관계 부처 담당자로 구성된 긴급소집팀이 소집됐고, 일본 방위성도 자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다.  

일본 매체는 북한이 연초부터 두 차례 미사일 발사시험을 강행한 것을 두고 핵·미사일 개발을 대내외에 강조하려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는 두 번째이며, 일본 정부 역시 신형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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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는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의심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는 6개국이 북한에 '불안정한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번 발사의 배경에 세 가지 목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첫째, 코로나19 영향으로 한층 악화된 북한 내 경제 위기에서 대중의 관심을 돌리는 것
둘째,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실패 이후 멀어진 미국의 관심을 끄는 것
셋째, 남북한의 날로 치열해지는 군비 경쟁의 일환 

미국 뉴욕타임스(NYT) 역시 "북한이 새해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번 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북한의 도발이 미국·일본·프랑스·영국·아일랜드·알바니아 등 6개국이 안보리 비공개회의에 앞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평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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