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메타버스 인재 이탈 심화...1년간 100명 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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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메타버스(가상세계) 사업에 사활을 걸며 사명까지 바꾼 메타(구 페이스북)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핵심 인력들을 대거 스카우트한 사실이 드러났다. 

MS는 혼합현실(Mixed Reality,MR) 기반의 웨어러블 단말 홀로렌즈(HoloLens)와 MR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메시(Microsoft Mesh)' 등에 주력하고 있다. 

미 육군과 홀로렌즈 12만대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엔터프라이즈용 출하도 순항 중이다. 홀로렌즈는 완전한 가상현실(VR)이나 실제 화면 위에 표현하는 증강현실(AR)과 달리 현실 화면에 실제 개체의 스캔된 3D 이미지를 출력해 이를 자유롭게 조작하는 혼합현실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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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사람들이 놀고 쇼핑을 하고 일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을 지향하지만 현재는 한창 기술 개발이 진행중인 분야다. 이에 많은 하이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구축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치열한 인재 확보전도 펼쳐지고 있다.

◆ 메타, MS 홀로렌즈 개발팀 인력 공격적 스카우트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홀로렌즈 개발팀에서 지난 1년간 약 100명이 이탈해, 이 가운데 40명 이상이 '오큘러스(Oculus)'를 전개하는 메타로 이직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메타는 이름 그대로 메타버스에 주력하고 있으며 메타버스를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메타의 VR 헤드셋 오큘러스(Oculus)는 75%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반면, MS의 홀로렌즈는 엔터프라이즈용 고가 장치로 출하량도 오큘러스에 비해 상당히 적다. 하지만 AR 분야에서는 MS의 기술이 앞서 있고, 최근 AR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매진하는 메타 입장에서 MS의 인재는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메타에 합류한 전 MS 직원은 홀로렌즈의 고객 피드백 책임자였던 찰리 한과 디스플레이팀에서 근무한 조쉬 밀러 등이 포함돼 있다. 

MS의 홍보 담당자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메타버스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서 있다"며 "보다 몰입이 가능한 저렴하고 다양한 최첨단 하드웨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홀로렌즈 개발팀 이직과 관련해 "직원 감소는 많은 팀이 직면한 지속적인 과제이며 MS는 직원 유지 및 신규 고용에 노력하고 있다"며 메타의 MS 인력 빼가기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한편 메타는 MS뿐만 아니라 애플에서도 핵심 인력을 데려오고 있다. 2021년 애플에서 메타로 이직한 엔지니어는 최소 100명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자사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4년에 걸쳐 5만 달러에서 최대 18만 달러의 자사주를 보너스 개념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줄퇴사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 메타버스 각광에 업계 몸값도 천정부지 

메타버스가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관련 경험(AR·VR)을 가진 엔지니어 구인 및 급여 제시액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으며 관련 인력의 이동도 매우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인·구직사이트인 '인디드(Indeed)'에 따르면 2021년 12월 메타버스 관련 구인수는 전년 대비 10배 이상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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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2021년에만 100억 달러 이상을 메타버스에 투자했다고 발표했으며, 향후 5년간 메타버스 제품 구축을 위해 유럽에서 1만명 이상 고용 등 인재 확보에 나설 방침을 밝히고 있다. 

AR 기술 채용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미라 랩스(Mira Labs)의 매트 스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라이벌 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인재를 빼앗는 톱하이테크 기업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메타의 성장 규모와 속도는 현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타는 시장 가격(임금)을 크게 끌어올렸다. 중소기업들이 이에 대응해 경쟁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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