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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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가 잇따라 부실사고를 일으키는 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현재 10위권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A 건설의 경우 지난 2009년 사고가 잇달았는데 이 회사는 철저한 조직진단과 자기반성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정비하면서 현재 많이 안정됐습니다. 논란이 된 현대산업개발은 그동안 지켜볼 때 몸집이 급팽창하면서 불안정한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효배 ㈜안전하는 사람들 대표)

일반적으로 빌딩의 붕괴는 연약한 지반이나 건축 설계 및 구조, 그리고 시공 부실에 따른 하층부가 지배적이다. 지난 11일 지하 4층~지상 39층 규모의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광주 화정 아이파크’의 붕괴는 일반적인 현상과 달리 상층부에서 발생했다.

아파트 상층부 외벽 붕괴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부실시공에 따른 건물 붕괴 진단을 경험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안전사고’가 아닌 ‘기술적 사고’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강풍과 한파에 따른 시설물 타격으로 상층부 외벽이 붕괴됐을 가능성 보다 기술적 결함에 의한 붕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붕괴의 원인으로는 ‘콘크리트’를 꼽고 있는데 날씨가 건조하고 따뜻한 계절과 달리 온도가 낮은 겨울철은 콘크리트 타설 후 양생하는 시간이 다른 계절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안전 분야 전문가 ㈜안전하는 사람들 이효배 대표는 “사고를 분류하면 안전사고와 기술사고, 그리고 품질사고로 크게 나누게 되는데 화정 아이파크의 경우 분명한 기술사고라고 할 수 있다.”며 “타설된 콘크리트가 굳는 시간인 양생 과정이 있는데 충분하게 양생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붕괴된 광주 화정 아이파크는 온도가 낮은 겨울철 콘크리트가 제대로 굳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공사 과정을 지켜본 해당 지역 주민들은 5일마다 한층 식 공사가 진행됐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A 건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타설 후 양생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붕괴된 건물에서 삐져나온 철근이 생선 가시처럼 깔끔할 수 없다.”면서 “공정을 앞당기기 위해 무리하게 작업을 하다 보니 철근에 견고하게 붙어 있어야할 콘크리트가 전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주상복합 아파트 붕괴사고 이전에도 무리한 공정을 추진하다 부실하게 시공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빈번했다.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를 접한 일부 건설업계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 처벌법을 앞두고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 무리하게 공정에 나서는 현장이 많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최근 사고가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도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에 앞서 건설사들이 공정을 마무리하려고 서두르는 부분도 있다.”면서 “특히 동절기에 시작되는 현장들의 경우 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을 불과 열흘정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형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이 중대재해법에 해당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 붕괴사고 당시 9명이 숨지는 참사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이 불과 7개월 만에 입주를 불과 10개월 앞두고 초고층 아파트 붕괴사고를 추가로 일으키면서 본보기 처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로 처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중대재해법 시행은 오는 27일인 만큼 이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적용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이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하더라도 중대재해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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