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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2020년 코로나 19 유행 초기 각국에서 발생한 사재기 현상으로 식료품이나 화장지 등 생필품이 동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2022년 1월 현재 미국 주요 식료품점 선반이 텅텅 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SNS 상에는 식료품 선반이 비어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다수 올라오고 있으며, 미국 유명 식료품점인 알디(Aldi)는 부족한 상품 리스트를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식품업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여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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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크론 변이 유행

오미크론이 맹위를 떨치면서 1월 10일 기준 미국 코로나19 신규 감염자수는 과거 최고치인 140만명을 기록했다.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은 식품업계에 큰 타격을 입히는 요인이다. 

많은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식료품점 근로자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당수의 직원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을 쉬고 있다. 또 식품 생산자·가공업자·출하업자·배송업자로 이어지는 공급 체인에도 코로나19의 영향은 심각하다.

글로벌 식품 및 농산물 전문 기업 '콘아그라(Conagra)'의 션 코놀리(Sean Connolly) CEO는 "오미크론 유행 이후 직원들의 결근이 늘고 있다. 공급망 타격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 식료품점에 근무하는 사만다 웹스터(Samantha Webster)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약 60명의 직원 중 15명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쉬고 있다. 창고에 도착하는 상품도 수하물을 처리하는 직원도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 노동력 부족 

코로나19의 영향은 근로자 결근에 그치지 않고, 타 업계로의 이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슈퍼마켓 관련 웹사이트 '슈퍼마켓구루닷컴(SupermarketGuru.com)'의 필 렘퍼트 대표는 "팬데믹이 식료품점을 '전쟁터'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직원은 감염 공포 속에 현장에서 일해야 하고, 공급난과 공중보건대책에 불만을 가진 고객을 일일이 대응해야 한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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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 식료품점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가맹점 및 도매 식료품점 대부분은 통상 노동력의 50% 정도로 매장을 겨우 운영하고 있다. 슈퍼마켓 채용 임금은 상승하고 있지만, 이익률이 낮은 소매업 비즈니스에서 임금 인상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 출하 및 운송 문제 

미국에선 트럭 운전자 부족도 심각하다. 미국트럭협회가 2021년 10월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추계 8만명에 달하는 기록적인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는 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상품 출하와 수송을 담당하는 트럭 운전자 부족도 식료품 공급 부족의 하나의 원인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정부는 2021년 12월 운전면허 취득 요건을 완화하고 퇴역 군인을 대상으로 한 채용 확대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 기후변화와 악천후

기후변화는 이전부터 식품업계의 과제로 지적되어 왔으며,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는 세계 각지의 식량 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고기·계란·유제품 생산자는 옥수수와 콩 등의 사료를 확보하기 어려워졌으며, 브라질에서는 폭우로 커피 수확량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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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폭풍 후 한파가 이어진 워싱턴주와 폭설로 도로가 통제된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 등의 악천후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 식료품점협회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네이트 로즈는 "현재 직면한 문제는 공급 지연이며, 완전한 공급 중단은 아니다"라며 "모두가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공급망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 공급이 다소 지연되고 있을 뿐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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