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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비행사의 몸에는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 및 체중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신체 변화 가운데 '우주 빈혈(space anemia)'이라는 증상이 존재한다. 최근 우주 빈혈의 메카니즘 해명에 한 걸음 다가서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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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에 머무르는 우주 비행사는 체액이 상반신에 많이 모여 혈액이 농축 상태가 된다. 이는 혈전 등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체내는 농축된 혈액을 조절하기 위해 용혈(hemolysis,적혈구 파괴)이 이루어져 전체적인 혈액량이 줄어든다. 이것이 우주 빈혈이라고 불리는 증상이다. 

우주 빈혈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처럼 설명할 수 있지만, 상세한 발생 메커니즘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캐나다 오타와 병원 소속 가이 트루델(Gay Trudel) 박사 연구팀은 우주 빈혈의 메커니즘을 해명하기 위해 우주 비행사 14명을 대상으로 시간에 따른 혈중 성분 변화를 조사했다.

용혈이 발생하면 일산화탄소(CO)가 생성된다. 일산화탄소는 용혈 이외의 요인에도 생성되지만, 트루델 박사에 따르면 인체에서 생성되는 일산화탄소의 85%가 용혈로 생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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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우주비행사의 우주 체류 5일·12일·3개월·6개월 경과 시점의 호흡 시료를 회수해 일산화탄소의 양을 분석, 용혈로 파괴되는 적혈구 수치를 파악했다.

분석 결과, 지구상에서는 초당 약 200만개의 적혈구가 파괴되는 반면, 우주 공간에서는 초당 약 300만개의 적혈구가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구 귀환 1년 후 동일 분석을 실시했는데, 우주비행사 체내에서 파괴되는 적혈구는 일반인에 비해 약 30% 높게 나타났다. 이는 우주 빈혈의 영향이 지구로 귀환한 이후에도 장기간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 공간에서 용혈이 1.5배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트루델 박사는 "골수나 비장(spleen)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향후 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히고 싶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6개월이 이상의 장기 우주 체류시 발생하는 우주 빈혈에 대해서도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트루델 박사는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혈전 경향을 보이는 사람이 우주에 체류하게 되면 합병증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 미디어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우주여행이 현실로 다가온 시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일부 우주 여행자에게 경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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