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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에 관한 연구는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2022년에는 HIV에 효과를 발휘하는 mRNA 백신의 임상 시험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기존 HIV보다 독성이 강한 변이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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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는 면역 세포 중 하나인 CD4 양성 림프구를 파괴해, 감염자 면역력을 약화시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이 HIV에는 특징이 다른 서브 타입이 복수 존재하는데, 유럽에 퍼져있는 HIV는 '서브 타입 B'가 주류를 이룬다. 

새롭게 발표된 연구에서는 유럽과 우간다의 HIV 추적 프로젝트 'BEEHIVE'에 등록된 8000명 이상의 HIV 유전 서열을 분석해,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총 109명의 환자가 HIV 서브타입 B 변이에 감염된 것을 발견했다. 

주목할 사실은 이 변이에 감염된 환자의 바이러스량이 일반적인 서브타입 B 감염 환자의 3.5배~5.5배에 달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통상 HIV는 감염 확인에서 에이즈 진행까지 평균 6~7년이 걸리는 것에 비해, 변이는 평균 2~3년이면 에이즈로 진행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변이가 유전 서열의 변화 부분이 많아, 어느 유전 서열이 에이즈 진행을 빠르게 하는지는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변이는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전반에 등장한 것으로 보이며, 당시는 HIV 억제제 사용이 일반적이지 않아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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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발견된 변이는 2008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논문 대표 저자인 크리스 위만트 박사는 "변이가 다수 확인된 네덜란드에서 HIV 감염을 막기 위해 펼친 노력이 결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HIV 감염이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인 만큼, 발견된 변이가 다른 HIV에 비해 감염력이 높은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먼트 박사는 "HIV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이 정기적으로 진단을 받으면 감염 조기 발견과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이 원칙은 변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며 정기적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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