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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성장 둔화와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메타가 7일(현지시간) 또다시 5.14% 급락한 224.91달러로 장을 마치며 우려를 사고 있다. 

문제는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온 이 회사의 발목을 잡는 장기적 이슈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메타가 가진 골칫거리로 ▲주력 SNS 페이스북의 신규이용자 감소세 ▲애플의 규제로 인한 광고 사업 타격 ▲틱톡과의 경쟁 심화 ▲상승중인 구글의 온라인 광고 점유율 등을 꼽았다. 

한편, 메타가 유럽 SNS 회원 정보의 미국 이전이 불가능하다면 유럽 서비스 중단까지 고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7일 주가는 또 한번 크게 하락했다. 

◆ 시총 4분의 1 증발...페이스북 이용자 수 첫 감소

애플이 2021년 도입한 앱 단말 정보 추적 제한에 따라, 사실 광고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메타의 실적 하락은 예견된 것이었다.  

애플은 4월부터 타겟팅 광고를 도입하는 앱 운영회사에 개별 앱마다 이용자의 동의를 요구하도록 의무화했다. 광고용 식별자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s) 정보의 제3자 제공을 위해서는 이용자 동의가 필요해진 것이다. 

IDFA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부여되는 '광고 식별자(ID)'를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설정 화면에서 일괄 동의하는 방식이었으나 매번 팝업창으로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광고 수익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타의 실적은 둔화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메타가 지난 2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1년 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336억7100만 달러, 순이익은 8% 줄어든 102억8500만 달러로 10분기 만의 감소를 기록하며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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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뛰어넘는 성장 둔화 신호탄에 결산 발표 이후 메타의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종가보다 20% 이상 하락했고, 이튿날 정규장에서도 폭락이 이어져 237.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폭락에도 매수세의 유입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메타의 수익과 관련해 시장의 전망이 부정적라는 것을 시사한다. 

타겟팅이 어려워진 광고주는 더 저렴한 출고가 가능한 중국 SNS '틱톡(TikTok)'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 구글의 주력사업은 인터넷 검색 광고다. 사용자가 입력하는 검색 키워드에 따라 개인별 취미나 기호 파악이 가능해 앱·웹 상의 행동 추적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메타와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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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메타는 이용자수도 감소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전 분기 대비 100만명 감소한 19억2900만명을 기록했다. DAU 감소는 이번 분기가 최초다.

메타가 밝힌 올 1분기(1월~3월) 매출 예상은 270억~29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3~11%에 그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매출 증가율이 11% 미만에 머무른다면 메타 역사에서 가장 느린 성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페북·인스타, 유럽 서비스 중단 가능성? 

한편, 유럽 규제당국은 유럽연합(EU) 개인정보의 미국 이전을 규제하는 새로운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유럽사법재판소(ECJ)는 EU와 미국 사이의 데이터 이동 기준이 자국의 개인정보를 적절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EU)가 미국으로 사용자 정보 등 데이터 이전을 막을 경우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새로운 대서양 데이터 이전 프레임워크가 채택되지 않고 기존 표준계약조항(SCC) 또는 다른 대체수단에도 의존할 수 없게 된다면,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중요 상품과 서비스를 유럽에서 제공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우리 사업·재정·경영 결과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EU의 규제 확대 움직임 속에서도 일관되게 수용 입장을 취해온 메타가 이번엔 유럽 사업 철수 카드까지 꺼내들며 에둘러 경고장을 빼든 셈이다. 그러면서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철수할 의사도, 계획도 없다"며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 메타버스 사업 실적 첫 공개, '영업적자 102억 달러'

이처럼 주 수입원이었던 광고가 개인정보 강화 움직임 속에 성장에 한계를 보이자 페이스북은 최근 메타버스 비즈니스에 주목하고 VR과 AR 기술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며 "앞으로 수년간 수십억 달러를 메타버스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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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이번에 처음으로 가상현실(VR) 고글형 단말을 포함한 메타버스 관련 사업 '리얼리티 랩'의 실적을 공개했다.

리얼리티 랩의 2021년 4분기 매출은 8억7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는 33억400만 달러에 달햇다. 21년 전체 영업적자는 101억9300만 달러로 전년 66억2300만 달러에서 확대됐다. 

투자자들은 성장 둔화에 있는 기업이 메타버스와 같은 단기간에 실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영역에 지출을 늘리는 것에 회의적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 투자사인 보크 캐피털 파트너스((Boke Capital Partners)의 김 포레스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지만, 수입은 줄어든다. 이 두 가지는 좋은 조합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메타가 메타버스 분야에서 향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하는 만큼 현재의 하락세가 과도하다며 조심스레 반등을 예상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연이어 악재가 터지고 있는 메타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과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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